세상사는 이야기

青春不再來

甘冥堂 2024. 3. 23. 11:13

白日莫虛渡 (백일막허도)
青春不再來 (청춘부재래)

세월을 헛되이 보내지 마시오.
청춘은 다시 오지 않습니다.


이 문장은 독립운동가 안중근의 어록 가운데 하나이다.  
백일白日이란 밝은 대낮을 뜻하는데 인생에 비유하면 창창한 젊은 시절을 의미한다.
허도虛渡란 헛되게 보낸다는 뜻이다.
목표 의식도 고민도 없이 어영부영 쓸데없이 시간만 때우는 것을 말한다.

안중근 의사는 젊은 시절을 헛되게 보내지 않았다.
숭고한 대의를 위해 자신의 온몸을 기꺼이 바쳤다.
비록 서른한 살의 젊은 나이로 생을 마쳤지만,
그 이름은 사람들에게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다.


문장의 본래 출전은 과거 초학들의 교재였던 <추구推狗>에 실려 전한다.

해당 시를 여기에 옮겨본다.

花有重開日, 人無更少年
화유중개일,  인무갱소년

白日莫虛送,  靑春不再來
백일막허송,  청춘부재래

꽃은 다시 피는 날이 있지만, 사람은 다시 젊어질 수 없다.
밝은 날 헛되이 보내지 말라. 청춘은 다시 오지 않는다.

3~4구를 그대로 옮겨온 셈인데, '보낼 송送'이 '건널 도渡'로 바뀌었을 뿐 나머지 구절은 똑같다.
'보내다送'라는 말 대신 '건너다渡'라는 말을 쓰니,
인생이란 한번 건너가면 다시 돌아오기 어렵다는 어감이 강해졌다.

青春不再來  百忍堂中

百忍堂中   白日莫虛渡

안방 장롱에 이런 글이 새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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