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3. 蜀先主廟 / 劉禹錫
촉 선주 유비 사당
天下英雄氣 (천하영웅기) 천하 영웅의 기개는
千秋尚凛然 (천추상늠연) 천추에 위엄이 여전하다.
勢分三足鼎 (세분삼족정) 가마솥 삼발이의 세를 이루었고
業復五銖錢 (업복오수전) 오수전을 회복하는 위업도 세웠다.
得相能開國 (득상능개국) 제갈량을 얻어 능히 나라를 열었으나
生兒不象賢 (생아불상현) 낳은 아들은 현명함을 닮지 않았다.
淒涼蜀故妓 (처량촉고기) 처량하다, 촉나라 옛 기녀가
来舞魏宫前 (래무위궁전) 위나라 궁전에 와서 춤을 추다니.
蜀先主(촉선주):삼국시대 촉의 유비. 촉 선주의 사당은 지금 중경시 봉절현에 있다.
이 시는 유우석이 양주자사로 있을 때 선주의 사당을 지나면서 지은 회고시다.
天下英雄(천하영웅):<三國志. 蜀志.先主傳>에, 조조가 일찍이 유비와 술을 마시며 영웅을 논하면서,
“지금 천하의 영웅은 오직 당신과 나 뿐이다."라고 하였다. 여기서는 유비의 영웅기개를 말한다.
三足鼎(삼족정):유비는 촉한을 건국하여 위, 오와 천하를 삼분했다. 가마솥 삼발이의 세를 이루었다.
五銖錢(오수전):한나라 때 통용되던 화폐. 한 무제가 만들었으나 일찍이 폐지되어 사용되지 않다가,
광무제의 興漢때 다시 오전의 주전을 만들어 천하가 편리하게 이용했다.
이 구절은 유비의 사업은 한실의 부흥에 필요했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得相(득상):유비가 제갈량의 도움으로 촉한 정권을 세우고 제갈량을 승상에 앉혔다.
象賢(상현):현명한 사람을 닮다. 이 구절은 유비의 자식 유선이 부친의 대업을 지키지 못했다.
淒涼蜀故妓, 来舞魏宫前(처량촉고기 내무위궁전):이 두 구절은 <삼국지. 촉지. 후주전>을 인용한
<漢晋春秋>에 기재되어 있다. 위가 촉을 멸한 후, 촉주 유선이 낙양으로 와서 安樂縣公(안락현공)에 임명되었다.
위의 태위 司馬昭가 그와 더불어 잔치를 벌였는데, 촉나라의 여자가 가무를 연출 하는데
주위 사람들은 모두 감상에 젖었으나, 유선은 오히려 희희낙락하고 즐거워하며 촉을 생각하지 않았다.
이 두 구절은 선주의 艱難(간난)한 창업이, 後主의 혼미하고 용렬함으로 인하여 나라를 망하게 한 것을 개탄한 것이다.
【해설】이 시는 고인을 추모하는 역사 평론시로 간주할 수 있다. 유비를 칭송하고 유선을 폄하하고 나무라는 시다.
당시 당 憲宗(헌종)은 元和 15년(820)에 이미 환관 陳弘志(진홍지)에게 시해되었고,
穆宗(목종)이 제위를 이었으나 얼마 되지 않아 나라의 기강은 더욱 약해졌다.
시인은 이 시를 통해 당시의 정치현실에 대한 근심과 불만을 함께 토로하고 있다.
시의 수련은 유비가 질타풍운하는 영웅이며, 천년 후의 묘당이 여전히 위협적인 기운으로 사람을 억누르는 것 같음을 썼다. 함련 에서는 유비의 업적을, 전고를 사용하여 정밀하게 하였고, 자연스럽고 조탁한 흔적이 없다.
경련은 유비가 공업을 이루지 못하고, 이어받은 자식의 불초함을 탄식하고 아쉬워하였다.
미련에서는 후주 유선이 재목이 아님을 한탄하였다.
시 전편의 전반부는 공덕을, 후반부는 쇠하고 패함을 써서 이를 가지고 세상의 경계를 삼고자 했다.
시에서 대구를 만드는데 사용한 단어가 모두 분명하고 깊이가 있으며 세밀하고 정제되었다.
[작자] 劉禹錫(유우석: 772~842) 자 夢得. 낙양사람. 貞元 9년 (793) 자사. 태자교서, 감찰어사 등을 지냈다.
永貞년간에 王叔文(왕숙문)의 혁신운동으로 헌종을 옹립하는데 참여했다가 연주자사로 폄적되었고,
다시 폄적되어 낭주사마로, 또 후에 번주, 양주, 회주자사를 거쳤다.
大和初에 입조하여 主客, 예부낭중이 되었고, 집현전직 학사를 거쳐 다시 소주, 여주, 동주자사로 나갔다.
開成 초년에 태자빈객, 分司東都, 후에 비서감분사로 개칭되었으며, 검교예부상서를 더하였다.
세칭 “劉賓客(유빈객)"이라 했다.
유우석의 詩才가 탁월하여, 백거이는 그를 “詩豪(시호)"라고 칭송했으며, 그 시를 칭하여
“그 날카로움이 삼엄한 듯하여, 젊은이도 감당할 수 없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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