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 無題 / 李商隱
무제
昨夜星辰昨夜風 (작야성진작야풍) 어젯밤 별과 어젯밤 바람
畫樓西畔桂堂東 (화루서반계당동) 채색 누각 서쪽 둔덕 계수나무 집 동쪽.
身無彩鳯雙飛翼 (신무채봉쌍비익) 몸에는 봉황 무늬 짝지어 날 날개는 없으나
心有靈犀一点通 (심유영서일점통) 마음에는 한 줄로 이어진 영물스런 무소뿔 있었네.
隔座送鈎春酒暖 (격좌송구춘주난) 떨어져 앉아 고리 놀이 봄날의 술은 따뜻하고
分曹射覆蠟燈紅 (분조석부랍등홍) 양편 갈라 석부놀이에 촛불은 붉다.
嗟余聽鼓應官去 (차여청고응관거) 아, 나는 북소리 듣고 관청으로 가야 하는 관리
走馬蘭臺類轉蓬 (주마난대유전봉) 떨어져 구르는 쑥대처럼 난대로 말 달리네.
畫樓(화루). 桂堂(계당):부유하고 화려한 가옥. 이 두 구는 연회의 시간과 지점을 쓴 것이다.
靈犀(영서):옛날에는 물소 뿔을 영물이라 했으며, 중간에 한 줄 흰 무늬가 상하를 관통했다.
이 두 구절은 비록 몸에 두 날개는 없지만, 막힌 것을 날아 넘어, 두 마음이 모두 물소 뿔과 같이 일맥상통하다.
(서로 마음이 통한다).
送鈎(송구):일종의 유희, 사람을 두 편으로 나누어, 한편에서 갈고리 하나를 패스하면
다른 한편에서 그 갈고리가 있는 곳을 알아맞히게 하는 놀이로 못 맞추면 벌을 받는다.
射覆(석부):일종의 유희. 그릇 속의 물건을 알아맞히게 하는 놀이.
分曹射覆(분조석부):양편으로 갈라 서로 추측하게 한다. 射(석)은 맞힌다는 뜻.
聽鼓應官(청고응관):당나라 때 관부에서 五更二点으로 관원을 소집했다.
蘭臺(난대):즉 비서성을 가리킨다.
轉蓬(전봉):바람 따라 굴러 날아다니는 쑥풀. 이 구와 뒷 구는 자기가 관원이 되니, 쑥 풀이 바람을 만난 것처럼,
자기 몸을 자기 맘대로 할 수 없음을 비유했다.
【해설】이 제하로 원래 두 수가 있는데, 이상은이 비서성 교서랑으로 있을 때 지은 것이다.
이것이 그 하나이고, 연회가 끝난 과정을 쓴 것이다.
그 주요 취지는 매우 난해하고 확증하기 어려워, 역대 모든 해설이 논쟁이며, 정해진 견해가 없다.
소위 “무제”시로, 역대 이래로 같은 의미로 볼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어떤 사람은 寓言에 속한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賦의 출처가 되는 古事라고도 한다.
이상은의 “무제”시를 보면 염정적인 것에 속하기도 하고, 그 뜻하는 바가 있으나,
단지 말로 표현하기가 불편하다.
이 시는 염정 장면을 우연히 본 것을 추억하는 시다. 먼저 연회 할 때를 썼고,
이어 서로 몸은 떨어져 있으나 사람의 정은 서로 통한 것을 쓰고. 다시 情意가 면면히 이어지고,
마지막 구에 헤어진 후의 이별의 한을 썼다.
요염하고 화려한 것이 외설스럽지 않고, 정이 진지하고 어리석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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