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 無題二首(其二) / 李商隱
무제 2
其二
重幃深下莫愁堂 (중위심하막수당) 겹 휘장 깊게 내린 막수의 집
卧後清宵細細長 (와후청소세세장) 잠에서 깨니 맑고 고요한 밤 가늘고도 길구나.
神女生涯原是夢 (신녀생애원시몽) 무산신녀 생애는 원래 꿈이었고
小姑居處本無郎 (소고거처본무랑) 아가씨 거처하는 곳엔 본래 낭군이 없었다네.
風波不信菱枝弱 (풍파불신능지약) 바람과 파도도 마름가지 약하다 업신여기는데
月露誰教桂葉香 (월로수교계엽향) 달빛이슬 누가 계수나무잎에 향기를 풍기게 하는가.
直道相思了無益 (직도상사료무익) 설령 그리워해도 전혀 도움이 안 되겠지만
未妨惆悵是清狂 (미방추창시청광) 슬퍼하는 게 미친 짓이라 해도 상관없다네.
重幃(중위):휘장이 깊고 그윽하다.
莫愁(막수):고대 악부중의 전설적 여자. 여기서는 젊은 여자를 가리킨다.
卧後(와후):잠이 깬 후. 이 구와 윗 구는 여자가 깊은 장막의 규중에서 잠에서 깨어,
긴 밤을 잠 못 이루었음을 말한다.
神女:무산 신녀와 초왕이 꿈속에서 환락하였음을 가리킨다. 宋玉<神女賦>가 出典.
小姑(소고):古樂府<靑溪小姑曲>에 “小姑所居, 獨處無郞” 아가씨 사는 곳엔, 혼자 살아
낭군이 없다네. 이 구와 윗 구는 사랑하는 이와 서로 만나는 것은 오직 꿈속에서 뿐,
자기는 단지 고독한 사람일 뿐이라는 말이다.
菱枝(한해살이, 마름 릉):한해살이 풀 가지.
風波不信菱枝弱, 月露誰教桂葉香:자기는 유약한 마름가지 같아, 비바람도 업신여기고,
또 향기로운 계수나무 잎도 오히려 달빛 아래 이슬을 맞아 향기를 낼 수 없다.
直道(직도):설령~하더라도.
清狂(청광):어지러이 넘어지다. 이 구와 윗 구는 이런 相思가 결코 이로움이 없더라도,
나는 이 낙담과 슬픈 정을 한 조각 痴情(치정)으로 만든다 해도 상관없다.
【해설】이 시는 여주인공이 불우한 신세에 마음 상한 것을 읊은 것이다.
시작은 먼저 환경과 분위기가 그윽하고 고요한 것을 썼고, 긴 밤의 고적함을 나타냈으며,
이어서 楚王이 꿈에서 巫山 神女와 만난 것과 악부<청계소고곡>의 “小姑所居, 獨處無郞
(소고소거, 독처무랑)”을 전고하여, 자기가 겪은 환상과 추구하는 것을 그렸으나,
단지 일장춘몽일 뿐이며 여전히 홀로 살고 있다는 것을 썼다.
다시 풍파가 흉악하여 풀 나무 가지가 유약한데 반항할 힘도 없고, 계수나무 잎이 절로
푸르고 향기가 나도 달빛 이슬에 젖어 향기가 나지 않는다.
마지막에 설령 이와 같더라도, 또 집착하여 추구할 것이다.
의지가 깊고 넓으며, 어휘를 적절하게 배치하여 구성지고 침통하며, 감정이 굳고 곧은 것이 매우 좋은 애정시다.
이 두 수에 대해 역대이래로 어떤 사람들은 기탁한 바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기탁이 있든 없던, 애정시로 읽는다면 예술적 가치가 매우 높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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