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 그리고 늦깍기 공부

獨樂堂記 / 權近

甘冥堂 2024. 10. 4. 09:44

獨樂堂記 / 權近

 

 

朝看花花可樂也而花不與吾同樂봄날의 아침 꽃이야 즐길 만한 것이지만

꽃이 나와 함께 즐겨 주지 아니하더라,

 

秋宵看月月可樂也而月不與吾同樂가을 밤의 달쯤이야 즐길 만한 것이지만

달이 나와 함께 즐겨 주지 아니하더라,

 

雲峯之奇松雪之秀可樂翫也구름 떠 있는 잘생긴 산봉우리와 눈 덮힌 소나무의 빼어난 자태는 봐 줄 만한 것이며,

珍禽之音好雨之聲可樂聞也ᆢ 새 소리와 빗소리도 즐길만한 것이지만 나와 함께 즐겨 주지 아니하더라,

 

凡物之接耳目而樂吾心者雖不可窮무릇 모든 사물들이 나의 귀와 눈에 다가오며

나의 마음을 즐겁게 해주는 것들이 이것 뿐이겠느냐마는,

而無一物能同吾所樂則得不謂之獨樂乎그 중에 한 가지도 나와 같이 즐겨 주는 것이 없으니 독락이라 하겠네

내가 진정 獨樂하며 살아가는 것일까.

 

書可獨觀而不必講論也좋은 글 또한 슬렁슬렁 읽으며 즐길 뿐, 소리내어 읽을 필요가 없고,

詩可獨吟而不必唱酬也도 혼자서만 읊조리며 즐길 뿐 答詩를 기다리지 않으며,

酒可獨斟而不必有賓客也술잔에 술을 마셔도 잔 권하며 올려줄 손님도 필요 없고,

晏而起倦而睡혼자 마시다 누웠다가도 일어나고 싶을 때 일어나면 되고, 피곤하면 앉아서 졸면 되고,

或涉于園或偃于床집 앞 동산을 거닐기도 하면서 때로는 평상에 눕기도 한다네.

 

唯意所適與影而偕此吾閑居而獨樂者也오직 내가 하고 싶은대로 살다 보면

내 그림자만이 나와 함께 살아가고 있을 뿐임을 알게 된다네,

이렇게 저렇게 獨樂한다고 생각하며 한가로이 살아간다네.

 

조선조(朝鮮朝) 초의 학자 권근(權近)'독락당기'(獨樂堂記)를 보면

홀로의 즐거움이 일목요연(一目瞭然)하다.

 

'봄꽃과 가을달을 보면 즐길만한 것이지만 꽃과 달이 나와 함께 즐겨주지 않네.

눈 덮힌 소나무와 반가운 빗소리도 나와 함께 즐기지 못하니

독락(獨樂)이라 해야 하지 않을까.

글과 시도 혼자 보는 것이며 술도 혼자 마시는 것이어서 독락(獨樂)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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