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우(梨花雨) 흩뿌릴 제~<매창(梅窓)청구영언(靑丘永言)>
梨花雨 흩뿌릴 제 울며 잡고 이별한 님
秋風落葉에 저도 날 생각난가.
천 리에 외로운 꿈만 오락가락 하노매.
*이화우(梨花雨): 배꽃이 마치 비처럼 내림, 혹은 비처럼 떨어지는 배꽃(계절적 배경은 봄)
*추풍낙엽 : 가을 바람에 떨어지는 잎
*천 리 : 정감의 깊이
*오락가락하노매 : 오락가락하는구나
풀이
배꽃이 비 내리듯 흩날릴 때, 울면서 소매를 부여잡고 이별한 임. /
세월이 흘러 가을 바람에 낙엽이 지는 이때에 임도 나를 생각하고 있을까?/
멀리 떨어져 있기에 외로운 꿈 속에서만 나를 찾아 오셨다가 가시는구나.
彈琴 / 李梅窓
거문고를 타면서
幾歲鳴風雨 (기세명풍우) 몇 해 동안 비바람 소리를 내었던가
今來一短琴 (금래일단금) 여지껏 지녀온 작은 거문고 하나
莫彈孤鸞曲 (막탄고란곡) 외로운 곡조는 타지나 말자더니
終作白頭吟 (종작백두음) 끝내 백두음 가락 지어서 타네.
이매창은 1573년 전북 부안현의 아전 이양종과 관비의 딸로 태어났다.
매창이 기생으로 살아간 것으로 보아 매창의 어머니는 부안현에 소속된 관비(官婢)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어려서 어머니를 잃고 아버지한테 글을 배워 한시에 뛰어났으며
가무도 잘했는데 특히 거문고를 잘 탔다.
관아에 속한 기생은 ‘기안(妓案: 관기 명부)’에 올라 관리를 받았다.
그녀들의 이름은 호방(戶房)에서 출석을 점검할 때 부르기 편하도록 지어졌는데,
매창은 계유년(癸酉年)에 태어났으므로 계생(癸生)ㆍ계생(桂生)ㆍ계랑(癸娘)ㆍ계랑(桂娘)이라고도 하였다.
그러나 매창은 이 이름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스스로 ‘매창(梅窓)’이라고 자호(自號)했다.
閨中怨 규중에서 서럽다.
瓊苑梨花杜宇啼 (경원이화두우제) 예쁜 정원 배꽃에 두견새 우는데,
滿庭蟾影更凄凄 (만정섬영갱처처) 뜰에 가득한 달그림자 더욱 처량하네.
相思欲夢還無寐 (상사욕몽환무매) 꿈속에서 만나려도 도리어 잠이 오질 않아
起倚梅窓聽五鷄 (기의매창청오계) 일어나 매화 핀 창가에 기대니 새벽닭이 우네.
竹阮春深曙色遲 (죽원춘심서색지) 대숲엔 봄이 깊어 새벽빛이 더딘데,
小庭人寂落花飛 (소정인적낙화비) 뜨락엔 인적 없이 꽃잎만 흩날리네.
瑤箏彈罷江南曲 (요쟁탄파강남곡) 좋은 쟁(箏)과 거문고로 강남곡을 마치고
萬斛愁懷一片詩 (만곡수회일편시) 수많은 근심을 한 편의 시(詩)로 품었네.
<병중에 드는 시름에(病中愁思/병중수사)>
空閨養拙病餘身(공규양졸병여신) 빈 방 지켜 못 돌보니 병이 몸에 남게 됐고
長任飢寒四十年(장임기한사십년) 굶주림에 길이 맡겨 보낸 세월 마흔해라
借問人生能幾許(차문인생능기허) 물어봐요! 사람 산들 얼마나 살 건가요?
胸懷無日不沾巾(흉회무일불첨점건) 맺힌 맘에 저 수건이 마를 날이 없건만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