琴瑟(금슬).詩經
부부간에 사이가 좋고 화목한 것을
우리는 "금슬(琴瑟)이 좋다" 라고 말합니다.
금슬은 악기 이름으로 금은 "거문고"를 슬은 "비파"를 의미합니다.
그러니까 거문고와 비파가 서로 잘 맞는 것처럼
부부간에 잘맞는 관계를 금슬 좋은 부부라고 표현하는 것이지요.
금슬이라는 단어의 어원은 詩經(시경) 周南(주남) 편에 나옵니다.
금슬이 나오는 시의 내용을 간단히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窈窕淑女 君子好逑 (요조숙녀 군자호구)
窈窕淑女 寤寐求之 (요조숙녀 오매구지)
寤寐思服 輾轉反側 (오매사복 전전반측)
窈窕淑女 琴瑟友之 (요조숙녀 금슬우지)
아리따운 아가씨여, 총각들의 좋은 짝이로다.
아리따운 아가씨여, 자나 깨나 보고 싶구나!
자나 깨나 그대 생각, 이리 뒤척이고
저리 뒤척이며 잠 못 이루네,
아리따운 아가씨여, 거문고와 비파처럼 잘 어울리도다.
젊은 남자가 어떤 여자를 가슴속에 그리며
밤마다 뒤척이느라 잠못 이루는 애절함과
남녀 사이에 느낄 수 있는 기쁨이 가득 담긴 시(詩)입니다.
여기서 사용된 금슬이라는 단어는
남녀 간의 만남이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관계가 되어야 한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거문고와 비파가 만나 좋은 소리를 내려면 상대 악기에 대한 배려가 있어야만 합니다.
마찬가지로 남녀 사이도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있을 때에만
그 만남이 더욱 아름다워질 수 있지요.
공자는 이 시를 평가하면서 기쁨이 가득하지만 음란 하지는 않고
樂而不淫(낙이불음)
애절함이 있지만 상처를 내지 않는다.
(哀而不傷)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요즘 남녀 간의 만남을 보면 격식도 배려도 없어 보입니다.
그저 마음이 동하면 쉽게 만났다가 싫증이 나면 뒤도 한번 안 돌아보고 외면해 버리지요.
이러한 모습은 진정한 사랑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아름다운 음악은
악기가 각자 자신을 뽐내지 않고 상대에게 자신을 맞출 때 탄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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