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 옷깃을 여미는데
광장에는 오가는 사람 드물다
길 건너 저편에서부터
눈길 애써 주지 않으려
외면하는 모습 서늘하네
손 한번 잡지 아니하고
다른 친구의 등뒤로 몸을 돌리는데
나란히 앉아서도
정을 담은 술잔도
추억을 담은 노래도
어색함만 파고드는
그런 만남
그런 자리
같은 열차를 타고
내리는 순간에도
다른 이와는 정다운 인사
그리곤 못 본 체 가버리는
이제서야 진심을 알았네
등 돌리면
돌아보지 마
미련 따윈 없어야 해
그렇구나
그런 것이구나
끝은 그래야 하는구나
찬바람 옷깃을 스치네.
...
어느 학우가 지은 시.
무슨 사연이기에 이렇게까지 싸늘한가?
연인과의 이별이 그렇게 가슴 아픈가?
대놓고 물어볼 수도 없다.
다시 뒤돌아봐도
다신 돌아오지 않겠지
미련이나 후회 따윈 갖지 마시게.
대나무 쪼개듯 분명히 정리하시게.
말이야 쉽지,
그게 그렇게 쉽게 되겠느냐 마는
그래도 그래야만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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