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대숲은 바람을 잡지 않는다.

甘冥堂 2025. 12. 9. 14:46

두 스님이 시주를 마치고 절로 들어
가던 중에 시냇물을 건너게 되었습니다.

시냇가에  한 아름다운 여인이 있었는데 물살이 세고 징검다리가 없어서
그 여인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습니다.

한 스님이 여인을 가까이 해서는
아니 되니 여인을 두고 서둘러
시냇물을 건너자고 했습니다.
그러나 다른 스님은
그럴 수 없다며 여인에게 등을 들이대며
업어 주겠다고 했습니다.

여인을 건네 준 후 두 스님은 다시
길을 재촉하면서 걸어 갔습니다.
그러자 조금 전에 여인을 업지 않았던
스님이 화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수도하는 몸으로 여인의 몸에 손을 대다니 자네는 부끄럽지도 않은가?"

여인을 업었던 스님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여인을 업지 않았던 스님이
더욱 화가 나서 언성을 높였습니다.

"자네는 단순히 그 여인은
시냇물을 건널 수 있게
도왔을 뿐이라고 말하고 싶겠지만
여인을 가까이 해서는 안 되는 것이 우리의 신성한 계율이라는 것을
어찌 잊었단 말인가?"

그 스님은 계속해서
동료스님을 질책했습니다.

두어 시간 쯤 계속 잔소리를 듣던
스님이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듯
껄껄 웃으며 말했습니다.

자네는 아직도  등에 업고있는데
나는 물을  건넌 뒤 그곳에
여인을  내려두고 왔는데...

자연은 무엇에 건 집착하거나
미련을 두지 않습니다.
집착하여 소유하고
잡아두려 하기 보단,
잠시 머무르는 시간만이라도
정성을 다 하고 최선을 다하여
반갑게 환영하고,
서로가 소중히 간직하면 좋겠습니다.

스님이 여인을 건네 주고
마음 쓰지 않듯이,
대숲이 바람을 미련 없이 보내주고,
연못이 기러기 흔적을 남기지 않듯,
한번 왔다가 되돌아 가는
소풍 같은 인생에서 소유에 너무 집착하지 아니하고 자연스레
이치에 맞게 정성과 사랑을 다하여
살아 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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