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홀로 가며 스스로를 비추다

甘冥堂 2026. 1. 27. 10:55

홀로 떠나는 여행은 결국

세상이라는 거울에 비친 '나'를 만나는 과정이다. '

獨行自照 (독행자조)
​- 홀로 가며 스스로를 비추다 -

​獨步靑山踈雨後 (독보청산소우후)
홀로 청산을 걷노니 성긴 비 내린 뒤라
溪流無語映孤身 (계류무어영고신)
시냇물 말없이 외로운 내 몸을 비추네
平生行跡雲間雁 (평생행적운간안)
평생의 행적은 구름 사이 기러기 같으니
回首方知是我眞 (회수방지시아진)
고개 돌려보니 이제야 참된 나를 알겠구나



​"여행은 지도를 보는 것이 아니라, 내 팔자를 읽는 수행이다."
​흔히들 여행을 '구경'이라 하지만, 진짜 꾼들은 '관조(觀照)'라 한다네.
혼자 괴나리봇짐 메고 산천을 유람하다 보면, 결국 마주치는 건 경치가 아니라

내 안의 '업보'거든.
​적막한 산사(山寺)의 문창살에 비친 내 그림자를 보게나.
그게 바로 살아있는 자서전이지.
전생에 무슨 인연이 있어 이 땅을 밟고 있는지,
내 명반(命盤)에 새겨진 외로움의 정체는 무엇인지 비로소 답이 나온단 말이지.
홀로 걷는 길은 외로운 게 아니야.

세상의 소음을 끄고 내 영혼의 주파수를 맞추는 '영성 터미널'에 접속하는 시간인 게야.


​<나 홀로 여행>

​인생이란 자서전의 첫페이지를 써보려다
​셀카봉만 삼만번을 휘두르다
돌아왔네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길 위에서 나를 만나다"
​그대, 굳이 혼자 길을 떠난 것은 누군가를 사랑하지 못해서가 아닙니다.
내 마음속에 사는 어린 나에게 따뜻한 국밥 한 그릇 먹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길 끝에서 만나는 노을은 신이 쓴 가장 아름다운 자서전이고,
발바닥에 박힌 굳은살은 내가 나를 지켜온 눈물겨운 자화상입니다.
홀로 걷는 길에 그림자가 길어지는 것은,
당신이 이제야 비로소 당신 자신과 손을 잡았다는 증거입니다.
울지 마세요.
신발 끈을 묶는 당신의 손등 위에 내려앉은 햇살이 바로
당신이 써 내려갈 다음 문장입니다.
ㅡ옮긴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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