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오늘도 옷고름 씹어가며
산제비 넘나드는 성황당 길에
꽃이 피면 같이 웃고
꽃이 지면 같이 우는
알뜰한 그 맹세에 봄날은 간다
새파란 꽃잎이
물에 뜨서 흘러가더라
오늘도 꽃편지 내던지며
청노새 딸랑대는 역마차 길에
별이 뜨면 서로 웃고
별이 지면 서로 울던
실없는 그 기약에 봄날은 간다.
화가였던 손로원은 6.25 전쟁 때 피난살이 하던 부산 용두산 판잣집에
어머니 사진을 걸어 뒀다.
연분홍 치마에 흰 저고리 입고 수줍게 웃는 사진이었는데,
판자촌에 불이 나서 타버렸다.
손로원은 황망한 마음으로 가사를 써 내려갔다.
많은 세월이 흘러
장사익이 이 노래를 부를 때면
나도 모르게 깊은 한숨이 나오곤 했는데
이젠 그런 감정마저 없어졌다.
4월도 이제 끝
전국방방곡곡에 꽃 축제가 한창이다.

매리골드



화려한 꽃길을 걸으며

호수 위에 수련은 아직 피지 않고

멋진 정자. 월파정에서
탁주 한잔 마시고 싶다만

꽃만 물 오른 게 아니고
물속 잉어들도 힘껏 물결을 거슬러 오른다.
正是河豚欲上時 (정시하돈욕상시)
바야흐로 지금 복어가 올라 올 때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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