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친구여.. 가슴 찡한 이야기

甘冥堂 2007. 6. 4. 13:49

약 10여년전 자신의 결혼식에 절친한 친구가 오지않아 기다리고 있는데

아기를 등에업은 친구의 아내가 대신 참석하여

눈물을 글썽이며 축의금 만 삼천원과 편지 한 통을 건네 주었다.....

친구가 보낸 편지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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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야! 나대신 아내가 간다.

가난한 내 아내의 눈동자에 내 모습도 함께 담아 보낸다.

하루를 벌어야지 하루를 먹고사는 리어카 사과장사가

이 좋은 날 너와 함께 할 수 없음을 용서해다오..

사과를 팔지않으면 오늘 밤 아기가 분유를 굶어야 한다...

어제는 아침부터 밤 12까지 사과를 팔았다..

온 종일 추위와 싸운돈이 만 삼천원이다..

하지만 슬프지 않다.

나 지금 눈물을 글썽이며 이 글을 쓰고있지만

마음만은 너무 기쁘다.

개 밥그릇에 떠있는 별이 돈 보다 더 아름다운거라고

울먹이던 네 얼굴이 가슴을 파고 들었다.

아내 손에 사과 한 봉지를 들려 보낸다.....

지난 밤 노란 백열등 아래서 모양 좋은 놈들로만 골라냈다

신혼여행가서 먹어라..

친구여~ 이 좋은 날 너와 함께 할 수 없음을 아파해다오...

나는 언제나 너와 함께있다...

- 해남에서 친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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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겸연쩍게 웃으며 사과를 하나 꺼냈다 .

씻지도 않은 사과를 나는 우적누적 씹어댔다..

왜 자꾸만 눈물이 나오는 것일까..

다 떨어진 신발을 신은 친구아내가 마음 아파할텐데....

멀리서도 나를 보고있을 친구가 가슴 아파할까봐

나는 이를 사려물었다...

하지만 참아도 참아도 터져나오는 울음이었다...

참으면 참을 수록 더 큰소리로 터져나오는 울음이었다..

급기야 어깨를 출렁이며울어버렷다....

사람들 오가는 예식장 로비 한가운데 서서......

 

퍼온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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