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미래
님이 서 있읍니다.
봄같지 않은 세찬 바람을 맞으며 서 있읍니다.
딱이 어딜 향해 무엇을 보는지 알 길이 없습니다.
모자밑 꺼먼 안경은 무엇인가요.
봉두난발입니다.
턱주가리에 흰 잡초가
바람에 따라 이리 쓸리고 저리 흩어집니다.
남산길 한모퉁이에서
저 바람이 중국으로부터 불어와
이땅에 먼지와 오물을 뿌리는데
중화라 자랑말고 저 바람속 오물이나 정화시키렴
식량 자원 문화 군사 안보까지 걱정합니다.
님의 오지랖은 넓기도 합니다.
님의 입에 들어가는게 무언가요.
족발과 '처음참이슬처럼'
님이 쏟아내는건 무언가요
생 구라. 그리고 마늘냄새 풍풍
그리곤 무얼 생각하나요
아, 술 끊어야지..
오늘도 얼큰하진 몸을 이리저리 흔들며
만족한듯, 피곤한듯
뭔가를 생각하는듯, 아무 생각없는듯
집으로 향합니다.
그렇게 밤길을 걸어갑니다.
저것이 나의 원본인간이구나.
30년후엔 나도 저같은 삷을 그대로 따라하겠지.
복제인간은 기분이 썩 쫗지 않읍니다.
저 모습이 나의 미래라니......
만일,복제인간이 태어난다면 세상이 어떻게 반응할까?
황우석 박사가 체세포로 배아복제를 성공했다 해서 세상을 떠들썩하게한지도 몇년이 지났다.
그가 요즘 복제 애완견을 만들고 있다던데..
남산에 벚꽃놀이를 갔는데 날이 넘 추워서인지 꽃망울만 맺히고,
황사가 흐릿했다.
그 길을 쭈욱 걸어 장충동 족발 집을 가면서
이런 생각이 나서 한번 적어 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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