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인.
모든것으로부터의 자유.
하늘과 땅, 인간들로부터의 자유.
과연 자유인이라는 말 자체가 있는걸까요?
어디를 뒤져 보아도 거기에 해당하는 단어 풀이는 없는 것 같읍니다.
종교적인 해석 밖에는 찿을 수가 없군요.
무엇이 자유인인가요?
법정스님은 이렇게 풀이했읍니다.
주어진 일 열심히 하면서 얽메이지 않아야 자유인이다.
채근담에는 이런 말씀이 있읍니다.
'복은 일이 적은 것보다 더 큰 복이 없고
화는 마음 쓸 일이 많은 것보다 더 큰 화가 없다.'
또 옛 선사들은 無事是 貴人이라 법문을 하고 계십니다.
일 없는 사람이 귀한 사람인 것입니다.
일이 없다는 것은 일거리가 없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일을 열심히 하면서도 그 일에 얽메이지 않는 것을 일이 없다 하는 것입니다.
이런 사람이 귀인이요 자유인인 것입니다.
....
그래도 좀 미진하지요?
모든 굴레로 부터의 벗어남.
사회로부터의 굴레. 생활인으로서의 굴레.
설사 여기에서 벗어났다고해도
천륜이나 인륜의 굴레를 벗어날수 있나요?
자유인이라는 말은 허구 입니다.
그래서 사전에서도 풀이를 안 해 놓은 것입니다.
어찌되었건
그러나 이젠 이 모든 굴레로부터 벗어나고픈 것입니다.
신문이나 TV 도 안 보고.
아무 생각 없이 삽니다.
그게 자유인인가요?
옷차림도 허절하게 머리도 봉두난발에, 텁수룩한 수염에..
한마디로 왼갖 주접을 다 떨고 다닙니다. 그러나
그건 자유인을 모독한는 히피들의 발상이지요.
외모는 그렇다하고
진정한 자유인에게는
덜 자유스런 사람과 무언가가 다른것이 있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머리속엔 무언가 들어 있어야지요?
그건 눈을 보면 나타납니다
썩은 동태의 누깔이냐, 반짝이는 초롱불같은 눈이냐
곡식은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고, 깡통은 빌 수록 소리가 요란합니다.
너무 익어 꽉 차면 고개 숙이고 걷다가 전봇대를 들이 받는 일도 생깁니다.
그러나, 빈깡통에 덜익은 곡식이 들어가 있으면 어찌되나요?
표현하는 것도 다릅니다.
똑 같은 말도 생활에 찌든 표현보다는
그래도 쬐ㅡ금은 이상적이고 상학적인.
시적인 분위기가 흐른다면 어떨까요?
어려운가요?
하는 행동도 좀 어눌해 보입니다.
세상 급한 것 없이 어기적거리고, 마냥 썩은 미소를 날립니다.
술만 먹으면 구라를 칩니다. 어떤 때는
이백과 소식이 술 안주가 되기도 합니다.
내공을 쌓아야 할 것입니다.
조금은 바보같고, 어리숙한
모두를 아우르고, 모나지 않는,
흐르는 물 같은 여유로움과 관조..
거의 입신의 경지지요?
우리같은 범인은 감히 넘보지 못할
그리하여 영원한 굴레를 메고 살아야하는
그런 벽같이 느껴집니다.
그러나 희망은 있읍니다.
나이만 먹으면 다 자유인이 될수 있읍니다.
좀 웃기지요?
공자님은 논어에서 이르기를 인생 칠십 從心이라 했읍니다.
從心所欲(종심소욕)이나 不踰矩(불유구) 라.
무슨 일을 하여도 법도에 어긋남이 없는 나이라고 합니다.
이때가 되어야 비로소(?) 自由人이 되는게 아니가 생각해 봅니다..
70은 너무 먼 훗날인데
아, 그땐 이미 서산에 해는 기울고...
종심(從心) : 70세 뜻대로 행하여도 도리에 어긋나지 않는 나이,
또한 두보의 곡강시(曲江詩)에서 유래하여 고희(古稀)라고도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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