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나도 이제 自由人이 되고 싶다.

甘冥堂 2010. 5. 17. 14:47

 

  

 자유인.

모든것으로부터의 자유.

하늘과 땅, 인간들로부터의 자유.

과연 자유인이라는 말 자체가 있는걸까요?

어디를 뒤져 보아도 거기에 해당하는 단어 풀이는 없는 것 같읍니다.

종교적인 해석 밖에는 찿을 수가 없군요.

 

무엇이 자유인인가요?

 

법정스님은 이렇게 풀이했읍니다.

주어진 일 열심히 하면서 얽메이지 않아야 자유인이다.

 

채근담에는 이런 말씀이 있읍니다.

'복은 일이 적은 것보다 더 큰 복이 없고

화는 마음 쓸 일이 많은 것보다 더 큰 화가 없다.'

 

또 옛 선사들은 無事是 貴人이라 법문을 하고 계십니다.

일 없는 사람이 귀한 사람인 것입니다.

일이 없다는 것은 일거리가  없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일을 열심히 하면서도 그 일에 얽메이지 않는 것을 일이 없다 하는 것입니다.

이런 사람이 귀인이요 자유인인 것입니다.

....

 

그래도 좀 미진하지요?

 

모든 굴레로 부터의 벗어남.

사회로부터의 굴레. 생활인으로서의 굴레.

설사 여기에서 벗어났다고해도

천륜이나 인륜의 굴레를 벗어날수 있나요?

 

자유인이라는 말은 허구 입니다.

그래서 사전에서도 풀이를 안 해 놓은 것입니다.

 

어찌되었건

그러나 이젠 이 모든 굴레로부터 벗어나고픈 것입니다.

 

신문이나 TV 도 안 보고.

아무 생각 없이 삽니다.

그게 자유인인가요?

 

옷차림도 허절하게 머리도 봉두난발에, 텁수룩한 수염에..

한마디로 왼갖 주접을 다 떨고 다닙니다. 그러나

그건 자유인을 모독한는 히피들의 발상이지요.

외모는 그렇다하고

 

진정한 자유인에게는

덜 자유스런 사람과  무언가가 다른것이 있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머리속엔 무언가 들어 있어야지요?

그건 눈을 보면 나타납니다

썩은 동태의 누깔이냐, 반짝이는 초롱불같은 눈이냐

 

곡식은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고, 깡통은 빌 수록 소리가 요란합니다.

너무 익어 꽉 차면 고개 숙이고 걷다가 전봇대를 들이 받는 일도 생깁니다.

그러나, 빈깡통에 덜익은 곡식이 들어가 있으면 어찌되나요?

 

표현하는 것도 다릅니다.

똑 같은 말도 생활에 찌든 표현보다는

그래도 쬐ㅡ금은 이상적이고 상학적인.

시적인 분위기가 흐른다면 어떨까요?

어려운가요?

 

하는 행동도 좀 어눌해 보입니다.

세상 급한 것 없이  어기적거리고,  마냥 썩은 미소를 날립니다.

술만 먹으면 구라를 칩니다. 어떤 때는

이백과 소식이 술 안주가 되기도 합니다.

 

내공을 쌓아야 할 것입니다.

조금은 바보같고, 어리숙한

모두를 아우르고, 모나지 않는,

흐르는 물 같은 여유로움과 관조..

거의 입신의 경지지요?

 

우리같은 범인은 감히 넘보지 못할

그리하여 영원한 굴레를 메고 살아야하는

그런 벽같이 느껴집니다.

 

그러나 희망은 있읍니다.

나이만 먹으면 다 자유인이 될수 있읍니다.

좀 웃기지요?

 

공자님은 논어에서 이르기를 인생 칠십 從心이라 했읍니다.

從心所欲(종심소욕)이나 不踰矩(불유구) 라.

무슨 일을 하여도 법도에 어긋남이 없는 나이라고 합니다.

이때가 되어야 비로소(?) 自由人이 되는게 아니가 생각해 봅니다..

 

70은 너무 먼 훗날인데

아, 그땐 이미 서산에 해는 기울고...

 

 

 

종심(從心) : 70세 뜻대로 행하여도 도리에 어긋나지 않는 나이,

또한 두보의 곡강시(曲江詩)에서 유래하여 고희(古稀)라고도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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