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모내기

甘冥堂 2010. 5. 23. 16:17

    모내기

 

책 한 줄 읽는 사이

농부는 논 한 배미 써레질하고

이웃 논 이앙을 끝내네.

아무리 기계 일이라 한들

앉아 읽는 책 한 줄보다 쉽기야 할까?

 

동트기 전 이미 넓은 논

갈고 써레하여 모내기를 하였으니

저녁나절이면 이웃집 못자리 배미까지도 끝내겠네.

 

자연은 세상사 게으름을 경계하여

뿌릴 때와 거둘 때를  정해놓았다네

 

농삿일  제철이 있듯

글읽기 또한 그럴진데

 

흰머리 두드리며 돋보기로 읽는 글

철 지난 농삿일 같이 부질없을까?

 

여보, 늦깍이 書生이여

읽던 글 마저 읽으시게, 설마 한들

반타작이야 못하겠소?

 

                                 -필유린 님의 글중에서-

 

베란다에 앉아서 들판에서 모내기하는 걸 봅니다.

익숙하고도 자연스럽게 논을 갈고, 또 모내기를 합니다.

한번 주~욱 갔다가 다시 되돌아 쭈~욱 오면

그 사이 파랗고 어린 모가

잘 써래질 된 논에 질서있게 심어집니다.

저 농부가 기계를 저렇게 능숙하게 움직이려면

몇번의  삐뚤 빼뚤과, 선배로부터 야단을 맞았을까?

그러나 한 두번 해 보면 금방 익숙해 졌겠지요?

 

공부는 어디 그런가요?

몇번씩 읽고 쓰고 외우고,

또 며칠 지나면 다 잊어 먹고 다시 외우고  읽고.

아직 어린 학생들도 그럴진데

나이들어 무언가 한다는 것은 열배 스무배 더 힘들겠지요?

그래서 모든 일은 때가 있다고 합니다.

그 때를 놓치면 이룰 수가 없는 것입니다.

 봄 농사를 가을에 지을수 없듯이 말입니다.

 

그러나 늦었다고 아무것도 아니해서야  되겠읍니까?

늦었다고 느꼈을 때가 가장 빠른 때라고도 하지요?

이 점에서는 농삿일과 조금 다를 수도 있겠네요.

 

일출도 아름답지만 석양 또한 이에 못지않듯

황홀한 석양을 위해서라도

무언가 열심히 노력한다는게 얼마나 중요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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