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내기
책 한 줄 읽는 사이
농부는 논 한 배미 써레질하고
이웃 논 이앙을 끝내네.
아무리 기계 일이라 한들
앉아 읽는 책 한 줄보다 쉽기야 할까?
동트기 전 이미 넓은 논
갈고 써레하여 모내기를 하였으니
저녁나절이면 이웃집 못자리 배미까지도 끝내겠네.
자연은 세상사 게으름을 경계하여
뿌릴 때와 거둘 때를 정해놓았다네
농삿일 제철이 있듯
흰머리 두드리며 돋보기로 읽는 글
철 지난 농삿일 같이 부질없을까?
여보, 늦깍이 書生이여
읽던 글 마저 읽으시게, 설마 한들
반타작이야 못하겠소?
-필유린 님의 글중에서-
베란다에 앉아서 들판에서 모내기하는 걸 봅니다.
익숙하고도 자연스럽게 논을 갈고, 또 모내기를 합니다.
한번 주~욱 갔다가 다시 되돌아 쭈~욱 오면
그 사이 파랗고 어린 모가
잘 써래질 된 논에 질서있게 심어집니다.
저 농부가 기계를 저렇게 능숙하게 움직이려면
몇번의 삐뚤 빼뚤과, 선배로부터 야단을 맞았을까?
그러나 한 두번 해 보면 금방 익숙해 졌겠지요?
공부는 어디 그런가요?
몇번씩 읽고 쓰고 외우고,
또 며칠 지나면 다 잊어 먹고 다시 외우고 읽고.
아직 어린 학생들도 그럴진데
나이들어 무언가 한다는 것은 열배 스무배 더 힘들겠지요?
그래서 모든 일은 때가 있다고 합니다.
그 때를 놓치면 이룰 수가 없는 것입니다.
봄 농사를 가을에 지을수 없듯이 말입니다.
그러나 늦었다고 아무것도 아니해서야 되겠읍니까?
늦었다고 느꼈을 때가 가장 빠른 때라고도 하지요?
이 점에서는 농삿일과 조금 다를 수도 있겠네요.
일출도 아름답지만 석양 또한 이에 못지않듯
황홀한 석양을 위해서라도
무언가 열심히 노력한다는게 얼마나 중요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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