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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농 일지 - 인부들의 생산성

甘冥堂 2011. 7. 20. 02:45

한달여를 장마 때문에 미루고 미루어 왔던 버섯목을 입식시켰다. 표고버섯木.

무겁기도 하거니와, 수량도 만만ㅊ 않아 힘이 들거라는 생각은 했으나. 이렇게 힘들고 짜증날 줄은 몰랐다. 일이 힘든 것은 차치하고라도. 그 인부들과 같이 일을 해야하는 것. 그 자체가 힘이 들었다는 것이다.

 

농사 짓는 일이 참으로 힘들구나 실감했다.

화물차는 내가 알아서 수배하고, 인부는 농장주가 연락해서 일을 하게끔 도와 준다 했다.

화물차는 인테넷에서 찾아 두 차  옮기는데 20만원만 주세요. 좋다고 하고

인부는 용역회사에서  4명을 불러 일인당 8만원에 쓰기로하였다.

이 인부들은 자기 농장에서 자주 일하는 사람들이라 아주 쓸만한 사람들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이 인부들이 정말 골 때리는 것이었다. 그 일하는 모습을 보자.

우선 담배 한대 피우고, 커피 한잔 하고. 장갑 내 놔라. 수건 내 놔라. 얼음물 좀 먹자.

8시에 와서 실제로 작업에 들어간 것이 9시쯤 되었다.

오늘 작업은 버섯목 1,200개 옮기는 단순 작업이다.

리어커 두대로 나무를 나르는데, 그 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기가 막히는 것이었다.

마냥, 마냥, 세월아 네월아.

한번 날르고는 담배 피고, 또 한번 갔다와서는 물 마시고, 그늘에 모여 앉아 얘기하고...

 

그 꼴이 너무 보기 싫어 참거리로 물과 빵 우유 등을 사려고 시장에 다녀오니 10시 30분.

일꾼 한명이 내게 오더니 날씨가 이리 더우니 2만원 올려서 10만원을 주세요 한다. 한마디로 좋다.

대신 오늘 중에 다 옮겨야 한다. 

그러나 작업량을 보니, 그때까지 나무 100개 정도 실어다 놓은 게 전부였다. 내가 나타나니, 앉아 있다가 우루루 일어나 부산하게 움직인다. 오후 1시가 되었다. 무려 다섯 시간 동안에 겨우 400여 개를 화물차에 싣고 우리 농장으로 출발했다.

다섯 시간 동안에 겨우 400개라니.  

 

가는 길에 점심 먹고, 농장에 가서 짐을 다 부리고 나니 3시가 넘었다.

아니 1200개중 이제 400개를 옮겼으니 언제 그 남은 800개를 다 옮기나. 조바심이 나서 친구를  한명 오라고 하였다. 그 친구가 서두르고 재촉하여 작업이 조금씩 진행 되었다.  다행히 2번째 버섯목은 첫번째보다 조금 가늘고 가벼웠다.

 

정말 우리 친구가 부지런을 떨어 겨우겨우 차에 다 실었다. 그때 시간이 오후 7시.

4시부터 7시까지 3시간만에 오전 작업량의 2배 이상을 한 것이었다.

생각해 보시라. 5시간에 400개 작업하다가. 우리 친구가 서두르니 3시간만에 800개의 작업이 완료된 것이다. 이게 될 말인가.  오전중에 이들이 도대체 뭘 했단 말인가? 그나마 우리 친구가 오지 않았더라면 밤을 꼬박 샐뻔하지 않았겠느냐?

 

인부들끼리 수근대더니. 일당을 두배로 주어야 한다고 한다. 왜냐하면 5시가 넘었으므로.

괴씸한 생각이 들었지만. 내 알아서 준다.  나대로의 계산이 있으니 자꾸 돈 얘기 하지 마라.  하여간 짐은 실어 났으니 출발해야지. 우리 농장에 도착 하지마자 저녁식사를 하고, 표고목을 내리려 하니,

인부 한사람이 오더니 계산을 확실하게 하자고 한다. 일당 20만원씩 달라.  무슨 소리냐?  당신들 일당은 8만원 아니냐.  아까 2만원 더 준다고 한 것은 일을 제시간에 끝마치기면 그리 준다고 한 것인데,  그건 일종의 내가 고생한다고 생각하여 더 준다는것인데 그걸 포함해서 두배로 달라는게 말이 되냐? 

정 그렇다면 당신들 일당 8만원에 2배(16만원)는 주겠다.

 

내 말을 듣더니 모두들 뒤로 물러나, 우리는 그렇게는 일을 안한다. 집으로 가겠다.  이러면서 대드는 것이었다. 화물차에 짐을 잔뜩 싣고 와서 하차를 안하면 어떻게 하느냐.  이 짐을 누가 하차하란  말이냐?

자기네들은 모르겠다. 가겠다고 계속 우긴다.

동생이 화가 나서 소리친다. 그럼. 그냥 가! 이 사람들 정말 못쓰겠구먼.

 

그럼18만원씩 주세요 하기에 그러마 하고 일을 시작하려하니 자기들끼리 언쟁이 붙는다. 20만원 안 받고는 절대로 안한다. 네가 다 해라. 네가 승락했으니 네가 책임져라. 이러면서 자기들 끼리 다투고 난리다. 그 꼴을 보고 있자니 너무 한심한 생각이 들었다. 알았다 20만원 주겠다 하니 그제서야 실실 웃으며 하차 하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과정은 여기까지다.

 

오후 5시 이전에는 충분히 끝낼 것을 시간을 마냥 끌어 일당를 두배로 챙기는 방법은 어디서 배운 짓인가?

그 소위 협상하는 태도는 또 무었인가? 이 사람들이 제 정신을 가지고 하는 짓들인가?

참으로 못된 것을 배운 것 같다.

당연히 시간내에 끝내야 할 일을 마냥 농땡이를 피워 이 지경을 만들어 놓고. 사뭇 협박조로 일당을 챙기려는 수법은 너무 속이 들여다 보이는 짓 아닌가?

돈 몇십만원이 아까워서가 아니라 당당하지 않은 것에 화가 나는 것이다.

 

차라리 외국인들을 불러다 쓰는게 속 편하고 경제적일 것 같다.

그들은 일 안하고 그냥 돌아가겠다는 협박은 하지 않을 게 아닌가?

나이 3~40대의 청장년들에게 있어서는 참으로 한심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저런 사고 방식으로 앞으로의 길고도 긴 , 그리고 영악한 이 세상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걱정이 된다. 누가 이들을 이 지경으로 만들었나?  무조건 사회 탓으로 돌리겠지만 과연 그럴까?

선진국인 미국 일본 유럽에서도 노동관념이 이와 같을까?

 

노동 생산성? 그건 정말로 웃기는 얘기다.  그들에게 그런 관념이나 있겠나?

이들에 대한 생각을 바꾸여야 할 것 같다.

내 동생도 농한기에 가끔씩 노가다 생활을 하고 있어 이들에 대해 항상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는데...

앞으로는 집안 식구나 친구들을 동원하던가. 외국인들을 쓰면 썻지 이런 인부들은 쓰지 않겠다.

인력을 못 써서 농사를 망치면 망쳤지.

 

이제 막 귀농생활을 시작하려는 나를 훈련시키는 것 같기도 하고, 암튼 씁슬하다. 

월사금이려니 하는 생각도 들기는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