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주식

주식, 홍어 그리고 패자들의 향연

甘冥堂 2011. 8. 22. 21:33

며칠 전부터 저녁에 술 한잔하게 시간을 내 달라고 합니다.

그것도 나에게 직접 얘기하는 것도 아니고 하여 그냥 지나쳤습니다마는

오늘, 증권회사 지점장이 정식으로 초대를 합니다. 왠일이니?

 

몇명이 모였습니다. 모두가 깨진 사나이들. 썩은 미소와 함께 저녁 식사 장소로 갑니다.

무얼 먹을까? 고기. 회? 아냐. 홍어 삼합으로 하자. 결정하곤  그 집으로 갔습니다. 

나에게는 별로 탐탁지않은 . 은근한 바가지와 불친절, 주인 아줌마의 이상스레 높은 콧대.

썩 맘에 들진 않지만 주최측에서 가자는데 어쩔수 없이 따라갑니다.

 

홍어의 퀴퀴한 냄새가 코를 찌릅니다.

오늘은 업무상 이야기는 하지 말자 했음에도, 어디 세상살이가 그렇게 됩니까?

폭락의 시작이라는 둥, 거의 바닥이라는 둥, 과거의 예가 어떻다는 둥. 자본주의 4.0 이 어떻다는 둥...

갑론을박.

 

깨진 놈들이 무슨 말이 그리 많누. 나라가 망하지 않는 한 절대 팔지 말고 기다려라.

한마디로 정리 했답니다.

몰빵은 조금 더 있다가 하고. 무슨 무슨 주식을 사라고 감히 강력하게 권하기도 했습니다.

증권회사 지점장도 어쩔수 없지요? 그가 무엇을 어떻게 하라고 권할 입장이 아니니...

지점장이 무슨 죄가 있겠습니까? 그가 미안해 하니 도리어 우리가 그를 위로하기도 했습니다.

그들이 알 수있는 범위가 과연 얼마나 되겠습니까? 

막걸리에 소주를 타 마시며 엄한 소리만 하다가 술자리를 파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냄비 근성이 그대로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금방 세상이 뒤엎어질 것같이

난리법석입니다. 설마 그럴라고? 남 때리러 갔다가 얻어 터질 수도 있는거지 뭐.

 

오늘, 술도 취하고 홍어삼합에 이은 홍어전골의 아주 험한 냄새를 풍풍 풍기며 집에 돌아오니,

이게 무슨 냄새? 마누라가 질겁을 합니다.

사나이가 입에서는 마늘 냄새 풍풍, 발에서는 고랑내 풍풍, 배꼽 아래에서는 치즈 냄새 풍풍나야 ,

이게 사나이라니까!  이 말도 옛날 얘기지요. 지금 그리 했다가는 바로 도장 찍어야겠지요?

 

주식은 깨져 맥 풀린 자들이 입만 살았군요.

아, 구렁이 알 같은 내 돈, 아까워 죽겠네. 흑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