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바람 불어 나뭇잎이 쓸리면

甘冥堂 2012. 3. 20. 08:30

일요일 어떤 모임에서,

평소 존경하는 학자 한 분께 머리 숙여 사과를 해야만 했다.

"선배님, 너무 미안하고 면목없습니다."

 

그분께 고전을 배우려고 수강생을 모집했는데, 겨우 3명만 참석하게 된 것이다.

그 인원으로는 모임을 꾸릴 수가 없다. 부득이 취소를 해야만 했다.

 

"바람 불어 나뭇잎이 쓸리면 쓸리는데로 가야지..."

선배가 웃으며 이리 답하니, 참으로 민망하기 그지 없다.

그저 내 오지랖 넓음만 탓할 뿐이다.

 

그 모임이 끝나고 2차를 가서도,

이날 따라 유달리 술에 취한 선배를 보며,

아까 낮에 한 그 말과 오버랲되어 마음이 썩 안 좋다.

 

스스로를 나뭇잎에 비유하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