宋詩 100

薄薄酒 / 蘇軾

甘冥堂 2015. 11. 2. 03:51

薄薄酒 / 蘇軾

 

 

                                    묽고 묽은 술 - 소식

 

薄薄酒, 勝茶湯               : 묽고 묽은 술이라도 끓인 차보다는 낫고

粗粗布, 勝無裳               : 거칠고 거친 삼베옷이라도 치마가 없는 것보단 나으며

醜妻惡妾勝空房              : 추한 아내와 악한 첩이라도 빈 방에 혼자 있는 것보다 낫다.

五更待漏靴滿霜             : 새벽에 서리 가득 찬 신발 신고 조회 시간 기다리는 것은

不如三伏日高睡足北窓涼 : 삼복 한여름에 해 높이 솟도록 잠자며 북창의 시원한 바람에 만족함만 못하지.

珠襦玉匣萬人祖送歸北邙 : 구슬 옷 입혀 관 속에 넣어져 만인의 장송받으며 북망산으로 돌아가게 되는 것은,

不如懸鶉百結獨坐負朝陽 : 누더기 기운 옷 입고 홀로 앉아 아침햇빛 등에 받으며 사는 것만 못하지.

生前富貴死後文章          : 생전에 부귀 누리려 하고 사후엔 문장 남기려 하나

百年瞬息萬世忙             : 백 년도 순식간이고 만세도 빠르기만 하구나

夷齊盜跖俱亡羊             : 백이숙제와 도척도 모두 다 (본성을) 잃은 삶이니

不如眼前一醉是非憂樂都兩忘 : 눈앞의 일에 한 번 취하여 옳고 그름과 시름 즐거움을 모두 다 잊는 것만 못하지.

 

 

 

薄薄(박박): 묽고 묽은 것. 粗粗布: 거칠고 거친 마포. 麤麤布(추추포)라고 한 판본도 있다.

五更待漏(오경대루): 오경은 새벽시간, 대루는 옛날 대신들이 조회에 참석하기 위하여 조정에 나와

조회시간을 기다리던 것을 뜻함.

 漏(루)는 漏刻으로 물시계가 가리키는 시각을 뜻한다.

珠襦玉匣(주유옥갑): 주유는 구슬을 황금실로 엮어 만든 저고리. 옥갑은 옥조각을 황금실로 엮어 만든 아래옷으로

屍衣이며 갑옷 같은 형상이었다.

祖送: 장례 때 제사를 지내고 상여를 장지로 보냄을 뜻한다.

北邙: 하남성 낙양현 동북쪽에 있는 산 이름. 동한 이래로 당 송에 걸쳐 명신들의 묘가 많았다.

때문에 후세에는 사람이 죽어 가는 곳을 대표하게 되었다.

懸鶉(현순): 매달아 놓은 메추라기. 옷이 헤져 너절너절한 것에 비유한 말.

百結: 옷을 누덕누덕 기운 것.

夷齊盜跖(백이도척): 백이 숙제는 임금 자리를 서로 양보했고, 은나라가 망한 뒤에는 주나라 곡식을 안 먹겠다고

수양산에 들어가 고사리만 먹다가 굶어 죽었다.

도척은 춘추시대 나라의 유명한 도적놈.

俱亡羊: 莊子騈拇편에 두 사람이 양을 치다가 장은 책 읽는 데 정신이 팔렸고,

곡은 노름에 정신이 팔려 모두 양을 잃었다는 얘기를 하며, 이것은 백이와 도척이 서로 한 일은 다르지만

모두 사람의 본성을 해쳐 삶을 망친 점에서는 같다는 결론에 비유하고 있다.

 

 

[감상] 

不如(~은 ~만 못하다)가 이 글을 이어주는 핵심 연결어인 것 같다.

세상 사는 일에 절대적인 것은 없는 것이지.

아무리 맛없는 술 한 잔도 끓인 차 보다는 낫고, 거친 삼베옷이라도 없는 것보단 낫고,

추하고 악한 마누라도 빈방 보다는 낫다.

힘든 벼슬살이의 삶이 하릴없이 즐기는 처사보다 나을 것 없고,

옥으로 장식한 옷에 장식되어 관 속에 누워 있는 것이

따뜻한 햇볕 등에 가득 지고 앉아 있는 누더기의 삶만 하겠는가? 

 

책을 읽다가 양을 잃어버린 것이나, 노름에 미쳐 양을 잃어버린 것이나

양을 잃어버린 것에 있어서는 똑 같은 것이지.

부귀영화 이루려 애를 쓰나 그것도 백 년도 안 되는 지극히 빠른 삶에 지나지 않고

세상일 시비성패, 희노애락도 한 번 술에 취해 잊느니만 못하다.

그저 묽은 술이라도 마시고 너전한 세상일은 잊고 사는 게 상책이라는 것이다. 

세상을 달관한 경지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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