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인생의 벗이 그리워질 때 / 이채

甘冥堂 2016. 10. 19. 06:54

인생의 벗이 그리워질 때 / 이채



사계절 꽃 같은 인생이 어디 있으랴

고난과 질곡 없는 삶이 어디 있으랴

살면 살수록 후회가 많은 날들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것인지

때때로 삶의 빛깔이 퇴색되어질 때

소나무처럼 푸른 벗을 만나고 싶습니다.

 

자비까지는 아니더라도

구원까지는 아니더라도

따뜻한 차 한 잔으로 마주앉아

복잡한 어제 오늘의 심사를

편안한 마음으로 위로받고 싶을 때

거짓 없는 진실한 벗을 만나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변함없는 벗이었으면

부르면 웃음소리가 들리고

만나면 물소리가 들리는

산처럼 강처럼, 숲처럼 계곡처럼

반듯한 생각, 정직한 마음으로 대나무처럼

곧은 벗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그 수많은 밤을 보내고 보냈어도

한 방울의 이슬도 맺지 못하는

사람이란 얼마나 불쌍한가요

그 수많은 날을 걷고 걸었어도

한송이의 꽃도 피우기 힘들 때

삶이란 또 얼마나 허무한가요.

 

그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만났어도

꽃잎의 인연으로 간직하지 못하고

스치고 부딪친 옷깃과 옷깃 사이로

감사와 위안의 햇살 보다는

불신과 미움의 바람이 넘나들 때

문득, 강물 같은 인생의 벗이 그립습니다.



.....

어느 교수가 말했다.

이놈의 전화. 하루가 가도, 열흘이 가도 전화 한 통 없다.

가지고 다닐 필요가 전혀없는 물건일 뿐...


당시에는 웃고 말았지만,

요즘 내 전화기가 그 모양이다.

기껏 온다는 것이 스팸 뿐.


이 가을도 점점 깊어 낙엽이 한둘 떨어진다.

내가 먼저 다가서지 못하고

남이 먼저 다가서주길 바라는 利己

그러면서 인생은 외롭다는 둥 헛소리에 바쁘다.


"그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만났어도 /꽃잎의 인연으로 간직하지 못하고

스치고 부딪친 옷깃과 옷깃 사이로 /감사와 위안의 햇살 보다는

불신과 미움의 바람이 넘나들 때"


이렇게 살아온 인생.

이 가을이 다 가기 전에

내가 먼저 다가가야지

전화를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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