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지금 사면초가에 빠졌다.
최순실. 우병우...
일찍이 불행하게 부모를 잃고 어린 동생들과 朝夕變의 인심 속에 험한 세월을 감내해야 했던 나어린 처녀.
그 정이 얼마나 메말랐겠나?
아무도 믿을 수 없는 세상에서, 그나마 믿을 수 있었던 사람들은 아버지 시대의 인사들이다.
그들에게 의지할 수 밖에 없었을 상황을 헤아리면,
그럴수도 있겠다 싶은 연민의 정이 간다.
물론 잘못을 했으니 비난 받아야 마땅하다. 더구나 일국의 통치자로써, 공사를 구별 못한 점은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
진심으로 국민 앞에 머리숙여 사죄한 것은 그나마 잘한 처사다.
진실은 밝혀지는 것. 싸고 싼 사향도 언젠가는 반드시 향내가 나게 되어 있거늘,
일찌감치 잘못을 사죄한 것은 백 번 잘한 것이다.
이런 용기가 진정한 지도자의 용기다.
최근에 국민의 지지도가 25%를 하회한다 하니, 그 마음고생이 얼마나 심하겠나?
하루라도 빨리 모든 의혹을 밝히고 법에 따라 처리해야 한다.
믿건데. 대통령은 반드시 그렇게 할 것이다.
범의 새끼가 어찌 잡견와 같을 수가 있겠는가?
우리 손으로 뽑은 대통령이다.
대통령도 한 사람의 인간이다. 그것도 아주 섬세하고 연약한 여성이다.
우리가 조금 이해해 주면 안 될까?
조국의 안위를 위해 불철주야 잠 못이루는 대통령. 조금 너그럽게, 안쓰럽게 포용해주면 안 될까?
나라를 팔아 먹은 매국노도 아닌데. 어찌 그녀를 못 잡아먹어 난리인가?
잘못은 잘못, 잘한 것은 잘한 것. 인정해야 할 것은 인정해야 하지 않겠나?
牧隱 李穡(거둘 색·1328~1396)의 '選動自詠'이란 詩 중에 이런 대목이 있다.
嘆老嗟卑競馳逐, 늙고 낮음 탄식하여 다투어 내달려서,
排他直欲令人危. 남 밀쳐내 곧바로 위태롭게 만들고자,
吹毛求疵或相毁, 터럭 불어 흠집 찾아 서로서로 헐뜯으며,
匿影射人尤可嗤. 몸을 숨겨 모략하니 더욱 가소롭구나
吹毛求疵(취모구자)라.
짐승의 몸에 난 사소한 흠은 털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다. 입으로 불어 헤치면 안 보이던 흠집이 드러난다.
吹毛求疵는 남의 잘 보이지 않는 허물까지 각박하게 캐내 비난하는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嗟:탄식할 차, 馳:달릴 치, 逐:쫓을 추, 匿:숨길 닉/익, 尤:더욱 우, 嗤:비웃를 치)
대통령을 발가벗겨 흠을 찾으려고 애쓰는 인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다.
깨알같은 흠집을 찾아 비난해 본들, 우리나라 國格이나 國益에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핏대를 세우며 손가락질하는 그들은 과연 성인군자인가?
우리 조금 자제해야 한다.
북핵에, 사드로 인한 중국의 보복에, 경제불황에 나라가 위기상황에 처해 있는데, 언제까지 진흙탕 싸움질만 할 것인가?
'韓非子' 大體篇에
不吹毛而求小疵, 터럭을 불어서 작은 흠집을 찾지 않고,
不洗垢而察難知. 알기 어려운 것을 때를 씻어내면서까지 살피지 않는다고 했다.
그렇게까지 모질게 할 필요야 없지 않은가?
우리 모두 자제하기를 삼가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