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2.風雨
唐 李商隱
凄凉寳劍篇 (처량보검편) <보검편>을 읽고 나니 처량한데,
羇泊欲窮年 (기박용궁년) 유랑표박으로 한 평생이 끝나려 하네.
黄葉仍風雨 (황엽잉풍우) 누런 잎엔 여전히 비바람 몰아치고,
青樓自管絃 (청루자관현) 부잣집 청루에서는 관현악 소리 들린다.
新知遭薄俗 (신지조박속) 새 친구를 만나자니 천박한 세속을 만날 것 같고,
舊好隔良縁 (구호격양연) 옛 친구와는 좋은 인연이 막혀 있다.
心斷新豐酒 (심단신풍주) 신풍주 좋은 술 마실 생각은 단념했지만,
銷愁斗幾千 (소수두기천) 근심을 잊는데 한 말 술값이 얼마나 될까.
註釋
<寳劍篇>:당나라 장군 郭震이 어려서부터 큰 뜻이 있었다. “武后가 불러 힐난하고 싶어도, 더불어 말해본즉 신기하고 문장에 소질이 있기에
<寳劍篇>을 올리자, 읽어보고 기뻐했다.”<신당서.곽진전>
新豐:도시 이름. 지금의 섬서 西安이다. 당나라 초기에 馬周가 長安을 유람할 때, 신풍에 묵었는데, 업소 주인이 그에게 매우 냉담하여.
마주는 혼자서 술을 마셔야 했다.
譯文
내가 이와 같이 처량하게 살고 있지만,
나도 곽진과 같이 <보검편>같은 시편을 쓸 수 있다.
나는 사방으로 유랑하여 기착할 곳이 없이, 일 년 또 일 년을 지낸다.
누런 낙엽같이 떨어져 비바람 맞는데, 권문귀족은 가무에 빠져있다.
새로 사귄 친구는 천박한 풍속으로 공격할 것 같고,
옛 친구들은 장차 나를 발탁해 줄 좋은 기회도 없다.
나는 新豐 美酒를 구해 근심걱정을 풀고 싶으나,
그 값어치는 몇 천 냥이나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