宋詩 100

石蒼舒醉墨堂

甘冥堂 2018. 3. 28. 18:30

044.石蒼舒醉墨堂

蘇軾

석창서의 취묵당

 

人生識字憂患始 (인생식자우환시) 인생에 있어 글자를 아는 건 우환의 시작이니

姓名粗記可以休 (성명조기가이휴) 이름 석 자 대충 쓰면 그만둘 것이다.

何用草書誇神速 (하용초서과신속) 초서가 달필이라고 자랑해서 무슨 소용이랴

開卷惝怳令人愁 (개권창황영린수) 그 글 펼쳐도 알 수 없어 사람을 괴롭힐 것을.

我嘗好之每自笑 (아상호지매자소) 내 일찍이 그것을 좋아해 매번 혼자 웃는데

君有此病何能瘳 (군유차병하능추) 그대에게도 이 병 있으니 어떻게 고치려나.

自言其中有至樂 (자언기중유지락) 스스로 말하길 그 속에 더 없는 즐거움이 있고

適意不異逍遙遊 (적의불이소요유) 마음에 맞으면 장자의 소요유와 다르지 않다네.

近者作堂名醉墨 (근자작당명취묵) 근래에 당을 지어 취묵당이라 이름 하니

如飮美酒消百憂 (여음미주소백우) 맛있는 술을 마셔 온갖 근심 없애는 것 같다하네.

乃知柳子語不妄 (내지유자어불망) 유종원 말씀 헛되지 않았음을 이제야 알았으니

病嗜土炭如珍羞 (병기초탄여진수) 병들면 토탄을 진기한 음식처럼 좋아한다 했네.

君於此藝亦云至 (군어차예역운지) 그대 역시 이 예술이 지극함에 이르렀으니

堆牆敗筆如山丘 (퇴장패필여산구) 담장 밑에 쌓인 몽당붓이 산더미 같도다.

興來一揮百紙盡 (흥래일휘백지진) 흥이 나 한 번 휘두르면 종이 백 장 다 써 버려

駿馬倏忽踏九州 (준마숙홀답구주) 준마가 갑자기 구주를 밟고 다니는 듯하네.

我書意造本無法 (아서의조본무법) 내 글씨는 본래 법도가 없어 마음대로 쓴 것이라

點畵信手煩推求 (점획신수번추구) 점획도 손 가는대로 맡겨 법도 추구하기 번잡한데

胡爲議論獨見假 (호위의논독견가) 무엇 때문에 평판은 내게 유독 관대하여

隻字片紙皆藏收 (척자편지개장수) 글자 한 자 종이 한 쪽도 모두 간수해 주나.

不減鍾張君自足 (불감종장군자족) 종요와 장지에 못지않아 그대 스스로 만족 하고

下方羅趙我亦優 (하방라조아역우) 그 아래 나휘와 조습에 비해 나 또한 우수한데

不須臨池更苦學 (불수임지경고학) 연못물 검어지도록 힘들게 배울 것이 없이

完取絹素充衾裯 (완취견소충금주) 흰 비단으로 잠옷과 이불 만들어 갖고 싶을 뿐이네.

 

 

註釋

惝怳(창황): 매우 황급한 모양(模樣). 낙담하다. 언짢다. 시무룩하다. 멍하다. 흐릿하다. 얼떨떨하다. 흐리멍덩하다

 [chōu] 나을 추. 병이 낫다.

倏忽(숙홀): 훌홀(烼忽)의 원말. 갑자기. 아주 빨리. 별안간. 돌연

信手 [xìnshǒu] 손 가는 대로.

鍾張: 중국 위나라의 종요(鍾繇)와 한()나라의 장지(張芝)를 아울러 이르는 말. 둘 다 유명한 서예가이다.

隻字(척자) : 한 글자. 또는 짧은 자구

羅趙: 조습(趙襲) 후한 말의 서예가. 자는 원사(元嗣). 조기의 사촌형. 경조 장안 사람으로 서예가로 서법의 명가로 알려져 있으며,

나휘와 함께 둘을 일컬어 나조(羅趙)라고 불렀다.

: 이불 금. : 홑이불 주, 속적삼 도

 

 

註解

人生識字憂患始 : 사람이 글자를 알게 된 것이 근심 걱정의 시작임.

중국 삼국 때 劉備(유비)兵師(병사) 徐庶(서서)曹操(조조)를 괴롭히니,

조조는 자기 나라인 ()에 있는 서서의 어머니 衛夫人(위부인)의 글씨를 흉내 내어 써서 서서에게 위나라로 오도록 한 바,

서서는 그것이 가짜인 줄 알면서도 효성이 깊어 유비와 헤어져 위로 갔음.

아들이 돌아온 것을 본 위 부인은 깜짝 놀라 그 까닭을 듣고는 한숨을 쉬며,

女子識字憂患(여자가 글을 안다는 것이 화를 부르는 것이로구나)’ 했다고 함.

人口(인구)膾炙(회자)되는 名句(명구)이다. 三國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