宋詩 100

寓居定惠院之東雜花滿山有海棠一株土人不知貴也

甘冥堂 2018. 3. 26. 08:24

042.寓居定惠院之東雜花滿山有海棠一株土人不知貴也

蘇軾

내가 살고 있는 정혜원 동쪽 온 산에 뭇 꽃들 핀 중에 해당화 한 그루가 있었는데,

그 고장 사람들은 그것의 귀중함을 모른다.

 

江城地瘴蕃草木 (강성지장번초목) 강성은 땅이 무덥고 축축하여 초목이 무성해

只有名花苦幽獨 (지유명화고유독) 단지 명화가 있어 그윽한 곳에 홀로 괴로워하네.

嫣然一笑竹籬間 (언연일소죽리간) 대나무 울타리 사이에서 우아하게 생끗 웃는데

桃李滿山總粗俗 (조리만산총조속) 복숭아꽃 오얏꽃 만산에 가득 폈어도 모두 속되고 거칠기만 하다.

也知造物有深意 (야지조물요심의) 역시 조물주는 깊은 뜻이 있음을 알고

故遣佳人在空谷 (고견가인재공곡) 그래서 가인을 빈 계곡에 보냈을 거야.

自然富貴出天姿 (자연부귀출천자) 자연의 부귀함은 타고난 바탕에서 나오니

不待金盤荐華屋 (부대금반천화옥) 금 쟁반에 화려한 집 기대하지 않는다.

朱唇得酒暈生臉 (주순득주운생검) 붉은 입술 술 마시자 어지러움이 얼굴에 생겨

翠袖卷紗紅映肉 (화수권사홍영육) 푸른 소매 비단으로 감으니 붉은 살에 비친다.

林深霧暗曉光遲 (임심구암효광지) 숲 깊고 안개 어두워 새벽 희미한 빛 늦은데

日暖風輕春睡足 (일난풍경춘수족) 날은 따뜻하고 바람 가벼워 봄잠을 충분히 자네.

雨中有淚亦淒愴 (우중유루역처창) 빗속에 눈물 흘리니 또한 처량하고

月下無人更淸淑 (월하무인경청숙) 달 아래 아무도 없으니 더욱 맑고 깨끗하다.

先生食飽無一事 (선생식포무일사) 선생은 배불리 먹고 아무 하는 일 없이

散步逍遙自捫腹 (산보소요자문복) 산보하며 소요하며 자기 배나 문지른다.

不問人家與僧舍 (불문인가여승사) 남의 집이건 절간이건 물어보지도 않고

拄杖敲門看修竹 (주장고문간수죽) 지팡이 짚고 문 두드리며 길게 자란 대를 본다.

忽逢絶艶照衰朽 (홀봉절염조쇠후) 홀연 어여쁜 것 만나 쇠하고 낡은 몸을 비추니

嘆息無言揩病目 (탄식무언개병목) 탄식하며 말없이 병든 눈만 닦는다.

陋邦何處得此花 (누방하처득차화) 누추한 지방에 어느 곳에서 이런 꽃을 얻어왔나?

無乃好事移西蜀 (무내호사이서촉) 호사가가 서쪽 땅으로부터 옮겨온 게 아닐까?

寸根千里不易到 (촌근천리불이도) 조그만 뿌리도 천리 길 쉽게 다다를 수 없는데

銜子飛來定鴻鵠 (함자비래정홍곡) 씨를 물고 날아온 것 고니일 것이라.

天涯流落俱可念 (천애유락구가념) 하늘가에 흘러 떨어졌으니 모두 외로운 처지라

爲飮一樽歌此曲 (위음일준가차곡) 한 잔 술을 마시며 이 노래를 부른다.

明朝酒醒還獨來 (명조주성환독래) 내일 아침 술 깨어 다시 홀로 와 보면

雪落紛紛哪忍觸 (설락분분나인혹) 눈 내리듯 분분히 떨어질 꽃잎을 어찌 차마 대하랴?

 

 

註釋

定惠院: 소식이 황주로 귀양 가서 살고 있던 집

: (장기 장)1. 장기(瘴氣: 축축하고 더운 땅에서 생기는 독한 기운) 2. 풍토병

: (우거질 번, 고을 이름 피)1. 우거지다 2. 붇다, 늘다 3. 번성하다(蕃盛繁盛--)

嫣然一笑 [yānrányíxiào]: (아름다울 언) (여자가) 우아하게 생긋 웃다.

: (천거할 천, 꽂을 진) 1. 천거하다(薦擧--) 2. 드리다, 올리다

: (어지러울 운, 무리 훈).1. 어지럽다 2. 희미하다. : 뺨 검 1. 2. 얼굴 3

淸淑: (청숙)(산천이나 계절(季節)의 기운(氣運))맑고 깨끗함

: (어루만질 문) 1. 어루만지다 2. 쓰다듬다

: (버틸 주)1. 버티다, 3. 지탱하다(支撐--) 4. 손가락질하다

修竹 [xiūzhú]: [명사] 긴 대. 길게 자란 대. 장죽(長竹).

絶艶: (절염) 견줄 사람이 없을 정도(程度)로 매우 예쁨

衰朽: (쇠후). 쇠하여 낡음. 노쇠(老衰). : (닦을 개)1. 닦다 2. 지우다

无乃 [wúnǎi]: 어찌 하지 않은가? 어찌 아니겠는가? [주로 반어로 쓰임]

: 재갈 함. 可念: 가념. 마음에 걸려 잊히지 않을 만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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