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5.《登快閣》
黃庭堅
痴兒了卻公家事 (치아료각공가사) 어리석은 사람 공무를 끝내고,
快閣東西倚晩晴 (쾌각동서기만청) 쾌각 주변에서 저녁 무렵 맑은 날씨에 기대있다.
落木千山天遠大 (낙목천산천원대) 천산에 낙엽 진 나무, 하늘은 멀고 원대한데
澄江一道月分明 (징강일도월분명) 한줄기 징강에 달빛이 밝다.
朱弦已爲佳人絶 (주현이위가인절) 거문고 붉은 줄은 知己가 없어 이미 끊었으니
靑眼聊因美酒橫 (청안료인미주횡) 좋은 술이나 있어야 반가운 눈을 뜨게 되네.
萬里歸船弄長笛 (만리귀선롱장적) 만 리 돌아오는 배 긴 기적을 울리고,
此心吾與白鷗盟 (차심오여백구맹) 나는 (아름다운 산수에 살고픈) 이 마음을 갈매기에게 약속할 뿐이네.
註釋
快閣: 江西省 吉安市 泰和縣 성 동쪽의 누각
了卻: 끝내다, 해결하다, 了結
晩晴: 저녁 무렵의 맑은 날씨. 澄江: 그곳 강물 이름이나, 맑은 강의 뜻도 있다.
靑眼: 친밀한 마음으로 보는 눈, 반대말은 백안(白眼). 晉나라 때 阮籍은 마음에 맞는 친구가 찾아오면 파란 눈을 뜨고 그를 반기고,
속된 사람이 오면 흰 눈, 즉 백안을 뜨고 그를 보았다.
朱弦已爲佳人絶: 고사를 인용한 구절. 춘추시기 伯牙는 거문고를 잘 연주했고 벗 鐘子期만이 그 음을 잘 알았다.
종자기가 죽자 백아는 거문고 줄을 끊고 더 이상 거문고를 타지 않았다는 고사를 사용한 구절로,
이 구절은 知己가 없어졌음을 뜻한다.
白鷗盟: 흰 갈매기와 맹세하다. 아름다운 산수에 숨어사는 것을 예부터 ‘갈매기와 약속한 듯하다’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