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 31일째. 36km
남은 거리 4.8km.
眾裏尋他千百度 사람들 속에서 그녀를 천백 번 찾다가.
驀然回首 불현듯 고개를 돌려보니
那人卻在燈火闌珊處 그녀가 등불 아래에 있더라.
인생 3단계의 마지막 단계라고 비유한다.
목표가 잡힐 듯 바로 앞에 있다는 말이다.
언제나 끝나려나, 시련과 고통 속에서도 참고 견디며 걷던 길이,
아. 저 멀리 산 아래 그 모습이 보이네.
바로 코앞이다.
언덕 아래 뻔히 보이는 산티아고까지 완주하려다 조금 남겨두고 멈췄다.
늦게 도착하면 숙소가 없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목적지 O Pedruzo에 도착하니 12시도 안 되었다.
알베르게가 문을 열려면 한 시간이나 기다려하니
그럴 바에 조금이라도 더 가자.
그것이 무려 15km가 넘었다.
프랑스 생장에서 여기까지 거의 800km.
아직 십 리 정도 남았지만,
어떻게 여기까지 왔노?
내 몸에 미안하고, 그리고 고맙다.
무거운 짐을 끝까지 버텨준
발목아, 무릎아, 미안해.
물집 잡혀 발톱이 빠질 뻔한 새끼 발가락.
퉁퉁 부어올라 고통스러웠던 오른쪽 무릎.
고마워.
그것을 낫게해준 쑥뜸.
침구술을 배운 게 이렇게 도움이 될 줄이야...
모든 것에 고맙다.
Monte do Gozo에 있는 숙소도 'Xunta'라는 공립 기관에서 운영한다.
거의 500석 규모의 엄청 큰 숙소인데 이용객은 별로 없는 듯하다.
산티아고까지의 거리가 얼마 안 남은 까닭이다.
여기서 한 시간이면 닿을 텐데 굳이 이곳에서 머물 필요가 없다.
산길에 밤이 떨어져 잔뜩 줏어담았으나, 이 무슨 욕심인고 하는 생각이 들어 모두 뿌려버렸다.
열을 지어 자라고 있는 잘 가꾼 산림.
산티아고 지역에 들어왔음을 알리는 커다란 표지석.
과테말라에서 온 젊은이들이 같이 사진을 찍자하여 본의 아니게 모델이 되었다.
점심으로 비행기 기내식으로 나온 고추장을 오늘에야 먹었다.
바게트빵에 찍어 먹으니 아무 맛도 없다.
숙소 뒤에 큰 공원이 조성되어 있고 그 한가운데 대형 조형물이 있다.
성 야고보를 기리는 기념물 같았다.
여러나라에서 온 사람들과 저녁식사를 같이했다.
빵.참치 통조림.라면.닭고기스프와 주위에서 이것저것을 나누어 재미있는 만찬이 되었다.
'카미노 데 산티아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Finisterre 피니스텔라 (0) | 2018.09.23 |
---|---|
산티아고 콤포스텔라 (0) | 2018.09.22 |
Arzual 아르주아 (0) | 2018.09.19 |
Paras de Rei (0) | 2018.09.18 |
Portomarin (0) | 2018.09.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