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32일째. 4.8km. 끝.
프랑스 생장에서 여기까지 800km의 대장정을 끝냈다. 시원하고 섭섭하다.
성당 주위는 아직 어둠이 걷히지 않았는데 꼼뽀스텔라 순례증서를 받으려는사람들이 길게 줄을지어 서있다.
2시간이 지나서야 증명서를 받을 수 있었다.
그거 한 장 받으러 한 달여를 고생(?)한 것이다.
성당 앞 광장에 모인 사람들 모두가 밝고 환한 모습이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것 또한 커다란 기쁨이다.
너의 기쁨이 곧 나의 기쁨. 최소한 이 광장에서만은 그렇다.
이 기쁨이 여기에서 끝나지 말고 모든 이에게 퍼져 나가길 빈다.
성당 안 구석 구석을 둘러보았다. 성 야고보의 뒷모습에 손도 얹어보고,
금빛 장식들을 바로 눈앞에서 감상할 수 있었다.
12시 미사가 시작되었다.
신도가 아닌 나도 경건한 마음으로 기도했다.
"감사합니다."
나를 지금, 여기에 있게 한 모든 것에 감사드렸다.
'为' 위하여.
수줍어 한번도 제대로 펴지지 않는 깃발.
그 마음 내가 알지.
'마누라를 위하여'
같이 못 온 것이 마냥 아쉽다.
여행 중에 만났던 많은 이들.
그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반가워 했고, 또 헤어지는 이들과도 석별의 인사를 나누었다.
"안녕!"
여운이 길 수밖에 없다. 언제 다시 만나랴?
순례길 걷는 중에는 한 번도 내리지 않던 비가 내린다.
축축히 내리는 비도 내 마음을 아는 듯.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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