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가슴이 떨릴 때 해야지,
다리가 떨릴 때 다니면 안 된다.
여행사의 아주 몹쓸 광고문구다.
쉴 틈도 없이 돌아다니다 보니 이젠 좀 지친다.
하루 이틀 푹 쉬고 싶어도 주위환경이 썩 우호적이지 않다.
본의 아니게 눈치를 봐야하는 게 홀로 다니는 여행자의 한계다.
거리 환경도 마음놓고 쉴 만한 곳이 없다.
그렇다고 공원에 누울 수도 없고 영화관에 들어갈 수도 없다.
원인은
여행 일정이 너무 긴 탓일 수도 있고,
너무 힘들게 걷다가 쉬기만하는 생활에 아직 적응이 안 된 것일 수도 있다.
이번 여행을 통해 몇 가지 나름의 원칙을 세웠다.
홀로 여행 안 하기
충분히 쉬면서 다니기
욕심 내지 않기...등 이다.
더불어 사는 세상에 함께 즐겨야지, 혼자서 아무리 즐거운들 그게 무슨 즐거움이냐?
與民同樂(여민동락)이라는 말도 있지 않던가?
다리가 풀릴 정도로 무리하면 안 된다.
過猶不及(과유불급)이라, 지나치면 안 하느니만 못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남이 장에 가면 똥지게 지고 따라간다는 속담도 있듯,
남들이 어디가 좋더라 하면 기가 나서 쫒아간다.
욕심 때문이다.
모두 소용없는 짓이다.
내 수준에 맞게 해야 한다.
어쨋건 내일 저녁이면 이 여행도 끝이다.
귀국한다.
45일 기른 수염도 미련없이 싹 밀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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