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늙마에 공부하기

甘冥堂 2019. 12. 7. 12:56

요즘 들어 책을 보기가 점점 힘들어진다.

돋보기가 필요하고, 아무리 집중해도 돌아서면 잊어버린다.

눈과 머릿속이 따로 움직인다.


평소 소주를 많이 마셔 그런가?

그러나 술을 입에도 못대는 친구도 그렇다고 한다.

더구나 나보다 한참 어린 쫄따구도 감히 기억력이 전과 같지 않다고 엄살을 떤다.

 

누군가 말했다. 공부는 그냥 설렁설렁해야 한다고.

책을 읽는 중에 차도 타 마시고, 카톡도 들여다보고, 블로그에 헛소리도 올려보고...


후배가 말한다.

40분정도 책을 읽다가 밖에 나가 1~2시간 정도 바람도 쐬고,

저 푸른 하늘도 바라보면서 산책을 하다가

다시 들어와 나머지를 읽어라...

좋은 해결책이기는 하나

하루에 이 짓을 몇번이나 할 수 있겠나?

 

새로 알게 된 문장들을 잊기 아까워 책으로 제본도 해 본다.

논어명구 250’ ‘맹자집주 해설’ ‘세설신어’ ‘병법36’ ...

심지어 고금소총도 제본하여 친구들에게 선물한다.


그러나 모든 게 헛짓인 지도 안다.

그게 내 머릿속에 얼마나 저장되어 있겠나?

그때 뿐인 걸.


내일은 기말시험을 보는 날이다.

그냥 설렁설렁하기에는 좀 부담스럽다.

명색이 시험인데 어찌 대강대강 하겠는가?


그보다는.

시험 끝나고 어울려 술 마실 생각이 더 즐겁다.

한 곳도 아닌, 이미 졸업한 학과에서도 술 한 잔하자고 전화 문자가 오니

不亦樂乎. 이 아니 즐거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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