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간밤에 부던 바람

甘冥堂 2020. 4. 23. 09:36

간밤에 부던 바람 滿庭桃花 다 지거다

아이는 비를 들고 쓸으려 하는구나

낙환들 꽃이 아니랴 쓸어 무삼 하리오

 

병와가곡집에 실린

16세기 선우협의 시조다.

 

강풍이 이틀째 마구 불어

그나마 몇 송이 남은 꽃망울도 떨어뜨렸다.

 

철 늦은 꽃샘추위.

4월 하순에 진눈깨비 내리는 건

기상관측 이래 드문 일이라는데.

 

이화.도화 다 떨어져도

쓰는 이 없다.

 

눈송이. 낙엽. 꽃잎.

사람마다 좋아해도

청소하는 아저씨에게는

모든 걸 쓸어주는 빗방울만 하겠는가?

 

 

간밤에 세찬 바람 턱수염을 쓰는데

여보게 지저분하다 흉보지는 마시게

개털은 털이 아니랴 깎아 무삼 하리오.

 

 

잠깐의 추위가 지나면

곧바로 입하.

여름이 시작 되는데

 

하릴없는 백수는 괜시리

흰터럭만 매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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