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나무

甘冥堂 2020. 6. 13. 08:20

너의 허락도 없이

너에게 너무 많은 마음을

주어버리고

너에게 너무 많은 마음을

뺏겨버리고

그 마음 거두어들이지 못하고

바람 부는 들판 끝에 서서

나는 오늘도 이렇게 슬퍼하고 있다

나무 되어 울고 있다

 

---나태주

 

 

 

이렇게 시를 쓸 수 있다는 게 대단하다.

 

보고 싶어도

보고 싶단 말 한마디 못하고

그리워도

그립단 말 한마디 못하고

그저

멀리서 바라만 보고 있으니

용기가 없는 건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을

미리

알기라도 한 건지

 

그대 곁에 나무 되어

푸르고 그늘지면

토끼 비둘기 다람쥐

어쩌다 그대

기대지나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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