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 그리고 늦깍기 공부

覽鏡喜老 (람경희로) / 白居易

甘冥堂 2023. 10. 13. 13:57

覽鏡喜老 (람경희로) / 白居易

거울을 보며 나이 들어가는 늙음을 즐거워하다

 

今朝覽明鏡 (금조람명경) 아침에 일어나 거울 속 들여다보니

鬚鬢盡成絲 (수빈진성사) 머리결, 귀밑 털 하얀 한 노인이 들어있구나

行年六十四 (행년육십사) 앞만 보고 세파를 헤쳐오다보니 어느ejt 예순네살이나 되었구나

安得不衰羸 (안득불쇠리) 그 험난한 세파에 어찌 늙지 않고 젊은이처럼 팔팔할 수 있겠는가

親屬惜我老 (친속석아로) 처자식 손자들은 내가 늙어가는 걸 아쉬워하고

相顧興歎咨 (상고흥탄자) 나 모르게 돌아보고 한숨 내쉬지만

而我獨微笑 (이아독미소) 나는 홀로 미소 짓는다.

此意何人知 (차의하인지) 그 누가 내 웃는 깊은 뜻을 짐작이나 하겠는가.

笑罷仍命酒 (소파잉명주) 웃음을 그치고 술상 내오라 한 뒤

掩鏡捋白髭 (엄경날백자) 거울을 가리고 손들어 수염을 쓰다듬는다.

爾輩且安坐 (이배차안좌) 너희들 이리 와 편히 앉거라

從容聽我詞 (종용청아사) 조용히 내 살아온 지난 삶을 들어보아라

生苦不足戀 (생고부족련) 사는 것이 소중하지 않다면

老亦何足悲 (노역하족비) 늙는 것 어찌 슬퍼할 일이랴.

生苦苟可戀 (생고구가련) 사는 것이 진실로 소중한 일이라면

老即生多時 (노즉생다시) 늙음은 곧 오래 살았음이지

不老即須夭 (불로즉수요) 늙지 않았다면 요절하였을 것이고

不夭即須衰 (불요즉수쇠) 요절하지 않았으면 노쇠함이 마땅한 법.

晩衰勝早夭 (만쇠승조요) 늦게 노쇠한 것은 일찍 요절함보다는 나은 것이니

此理決不疑 (차리결불의) 그 이치 결코 의심할 바 없네.

古人亦有言 (고인역유언) 옛 사람도 역시 말했거니와

浮生七十稀 (부생칠십희) 덧없는 인생 칠십 살기도 드물다고

我今欠六歲 (아금결육세) 내 올해로 고희에 여섯 살이 모자라지만

多幸或庶幾 (다행혹서기) 歲運이 좋으면 고희까지는 그럭저럭 살 수 있겠구나

倘得及此限 (당득급차한) 그때까지 살 수 있다면

何羨榮啟期 (하선영계기) 어찌 영계기를 부러워하겠는가

當喜不當歎 (당희부당탄) 늙음은 마땅히 기뻐야 할 일이지 탄식할 일이 아니니

更傾酒一卮 (갱경주일치) 술이나 한 잔 더 따르시게.

 

. 부생 浮生 덧없는 인생. 莊子는 각의刻意에서

其生若浮 살아있을 때는 물에 뜬 부평초 같고

其死若休 죽었을 때는 피로하여 쉬는 것 같다 하였다.

사람이 이 세상을 사는 것이 땅에 뿌리내리지 못한 부평초와 같다고 해서

인생을 浮生이라 한다.

. 영계기 榮啟期. 춘추시대의 은자隱者

영계기는 사슴 가죽을 몸에 걸치고 새끼줄 띠를 매고 泰山 산자락에서 거문고를 타며 즐기고 있었다.

마침 수레를 타고 지나가던 공자가 그런 영계기를 보고 물었다.

 

선생께서는 무엇이 그리도 즐거우십니까?

이에 영계기가 대답했다.

즐겁고말고! 우선 하늘이 낳은 만물 중 가장 위대한 인간으로 태어났으니 즐겁다

둘째로는 사람 중에서도 높은 자리에 설 남자로 태어났으니 즐겁다.

셋째로는 이 세상에 태어나면 어려서 죽는 수가 있는데 나는 이렇듯 나이 구십 살까지 살고 있으니

어찌 즐겁지 않겠는가?

 

가난은 선비의 상태常態이고 죽음은 인생의 종착이다.

에 처하여 종착을 기다리고 있으니 이 또한 즐겁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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