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에피쿠로스의 '쾌락'

甘冥堂 2024. 7. 30. 13:59

영국의 왕 조지 4세는 대식가로 유명했습니다.
아침 식사로만 비둘기 두 마리, 스테이크 세 덩어리를 먹었다고 해요.
조지 4세는 매우 뚱뚱해서 잠을 잘 때 자기 가슴 무게에 짓눌려 숨쉬기조차 힘들었다고 합니다.
원하는 대로 먹고 마시는 쾌락을 추구하며 산 거예요.
그런데 이런 삶이 과연 행복할까요?

돈이 많고, 높은 자리에 있으면 행복할까요?
부자여도 찌푸린 표정으로 지내는 사람이 많아요.
지위가 높아도 신경이 날카롭게 곤두서 있는 이들도 적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하면 행복할 수 있을까?"를 끊임없이 되물어 봐야 하지 않을까요?
이에 대해 답을 주는 '전문가'의 얘기를 들어보면서 말이지요.

고대 그리스 철학자 에피쿠로스는 행복이 무엇인지 평생 고민하고 생각한 '행복 전문가'입니다.
그의 이름 앞에는 '쾌락주의자'라는 소개가 따라붙곤 해요.
그는 고대 그리스 아테네 교외에 정원을 만들고 뜻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 '바람직한 쾌락'을 좇으며 살았습니다.

에피쿠로스는 쾌락을 세 가지로 나눠요.
먼저 '필수적인 쾌락'이 있는데요. 식욕, 수면욕 같은 기본적인 욕구를 채워주는 쾌락입니다.
둘째는 '꼭 필요하지는 않은 쾌락'입니다. 소박한 밥상보다 진수성찬에 더 끌리는 것에는

이런 즐거움을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지요.
마지막으로 '공허한 쾌락'이 있어요.
이는 자기 이름을 드높이고 싶은 야망처럼 좋은 평판과 명성에 대한 바람을 뜻해요.

에피쿠로스는 '꼭 필요하지 않은 쾌락'과 '공허한 쾌락'을 멀리해야 한다고 충고합니다.
더 맛있는 음식을 찾고, 더 좋은 집에서 자며, 더 멋진 옷을 입고 싶은 마음에는 끝이 없기 때문이죠.
그래서 '꼭 필요하지 않은 쾌락'을 추구하다 보면 언제나 마음이 헛헛해져요.
'공허한 쾌락'은 어떨까요?
많은 인기와 높은 명예를 차지할수록 되레 초조와 불안이 찾아와요.
내가 가진 것을 잃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함께 생기기 때문이지요.

에피쿠로스는 우리가 진짜 행복해지려면 '필수적인 쾌락'에만 머물러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그는 이렇게 말해요.
"부자를 만들고 싶다면, 더 많은 돈을 주지 말고 욕망을 줄여 줘라."
"검소함을 강조하는 이유는 값싸고 소박한 음식만 먹게 하기 위함이 아니다.
탐식(貪食)에서 벗어나려면 가장 소박한 음식에 만족할 줄 알아야 한다."

사람들이 행복을 찾는 방법에는 보통 두 가지가 있어요.
더 많이 차지하고 더 많이 누리도록 욕망을 키우는 길과,
작은 것에도 감사할 수 있도록 욕심을 줄여가는 길이지요.
첫째 길을 따르는 사람들은 많아요. 반면,
욕망을 다스리려는 이들은 적습니다.

에피쿠로스는 "인생은 훈련"이라고 강조해요.
마음을 추스르며 '진짜 행복'을 만드는 쾌락을 좇으라는 뜻이지요.

여러분들은 어느 쪽 길을 가고 싶으신가요?
에피쿠로스의 '쾌락'을 읽으며 생각을 다듬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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