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 그리고 늦깍기 공부

詩人과 窮乏

甘冥堂 2024. 8. 27. 10:00

詩窮而後工論
          窮한 사람의 詩가 좋은 理由

뜻을 잃은 사람은 窮僻한 곳에 숨어 마음을 괴롭게 하고
생각을 危殆롭게 하여 精密한 생각을 至極히 해서,
感激하여 분을 펴는 바가 있게 마련이다.

다만 世上에 펼 데가 없는 것을 온통 文辭에 내맡기는 까닭에
窮한 사람의 말이 工巧하기 쉽다고 말한다.

歐陽脩가 <薛簡肅公文集序>에서 한 말이다.

蘇東坡는 <惠勤 스님이 막 僧職을 그만두었기에 僧惠勤初罷僧職>라는 詩에서 이렇게 말한다.

霜髥茁病骨 (상염줄병골) 서리 鬚髥 病骨에 덥수룩한데
饑坐聽午鍾 (기좌청오종) 주린 배로 낮 鐘소리 앉아서 듣네
非詩能窮人 (비시능궁인) 詩가 사람 窮하게 함이 아니라
窮者詩乃工 (궁자시내공) 窮한 이의 詩라야 좋은 것일세.
此語信不妄 (차어신불망) 이 말은 眞實로 틀림없으니
吾聞諸醉翁 (오문저취옹) 歐陽脩에게 이 말을 내 들었노라


그는 詩能窮人이 아니라
詩窮而後工일 뿐이라고 確認한 셈이다.

또 <唐나라 사람의 근심을 노래한 詩를 읽다가 짓다 讀唐人愁詩對作>에서는 이렇게 노래했다.

天恐文人未盡才(천공문인미진재) 하늘이 文人 才能 未盡할까 念慮해서
常使零落在蒿萊(상사영락재호래) 恒常 零落케 해 덤불 속에 있게 했네.

하늘이 詩人에게 가시덤불 속에서 苦痛을 겪게 하는 것은
安逸의 環境이 그를 現實에 安住하게 할까 봐 念慮한 때문이라는 說明이다.

'한문 그리고 늦깍기 공부' 카테고리의 다른 글

十五夜望月/王建  (0) 2024.09.15
符讀書城南  (14) 2024.09.01
雜詩 / 陶淵明  (0) 2024.08.12
微雨夜行 / 白居易  (0) 2024.08.05
曺操 《短歌行》  (2) 2024.0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