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 그리고 늦깍기 공부

習書 (습서) / 李滉(이황)

甘冥堂 2024. 10. 11. 20:29

習書 (습서) / 李滉(이황)
서예 익히는 법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읊다

字法從來心法餘 (자법종래심법여)
글씨 쓰는 법이란 애초부터 심법의 하나일 뿐

習書非是要名書 (습서비시요명서)
글씨 익히는 것이 명필이 되고자 함은 아니네

蒼羲制作自神妙 (창희제작자신묘)
창힐과 복희가 문자 만든 건 절로 신묘하지만

魏晋風流寧放疎 (위진풍류녕방소)
위 종요와 동진 왕희지 서법 어찌 소홀하리오

學步吳興憂失故 (학보오흥우실고)
조맹부 따라 배우려다 옛 것 잃을까 걱정되고

效嚬東海恐成虛 (효빈동해공성허)
장필을 본받으려다 허탕을 칠까 봐 두려웁네

但令點劃皆存一 (단령점획개존일)
한 점 한 획 마음을 한 곳에 모을 수만 있다면

不係人間浪毁譽 (불계인간랑훼예)
뭇 사람들의 비방과 칭찬에는 괘념치 않으리


< 번역 효송 曉松 >

心法(심법)이란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것을 색(色)과 심(心)으로 나누었을 때,
의식 작용의 본체인 심왕(心王)과 심소(心所)를 이르는 말로
흔히 마음을 쓰는 법을 의미한다.

魏晋(위진)이란 중국의 삼국시대에 뒤이은 「위진남북조시대」의 그 위(魏)나라와 동진(東晋)을 말한다.
여기서는 위나라의 명필 종요(鍾繇, 151~230년))와
동진의 명필 왕희지(王羲之, 303~361년)를 가리킨다.

吳興(오흥)은 원(元)나라 때의 명필 조맹부(趙孟頫, 1254~1322년)의 출신지 이름으로
여기서는 조맹부를 가리킨다.
조맹부는 시(詩) 서(書) 화(畵) 인(印)에 모두 능했으며,
후대 서예에 큰 영향을 준 조체(趙體)라는 독창적인 글씨를 만들었다.

效嚬(효빈)은 타인의 어떤 행동에 숨겨진 이유를 파악하지 못한 채 무작정 따라하는
맹목적인 행동을 나무랄 때 사용하는 말이다.

東海(동해)는 명(明)나라 때의 명필 장필(張弼, 1425~1487년)의 호(號)로
초서(草書)에 능해 독특한 서체를 남겼다.

퇴계(退溪) 이황(李滉, 1501~1570년) 선생은 조선 중기의 문인으로
이동설(理動說)·이기호발설 등 주리론적 사상을 형성하여 주자성리학을 심화하여 발전시켰으며
조선 후기 영남학파의 이론적 토대를 마련했다. <주자서절요> <이학통록> <석학십도> 등의 저서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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