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노병사

甘冥堂 2025. 10. 5. 07:04

우리말은 해석의 범위가 넓다.
이게 좋은 점인지 어려운 것인지 잘 모르겠다만
느끼며 생각하는 현장에서 바로 말하는 사람의 뜻을 이해할 수 있으니
때에 따라 오해가 생긴 것이 바로 풀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
생각하면 우리글이 한자에 의존한 바가 많기에 어쩔 수 없는 측면 때문이기도 하다.

노병사
나이 든 老兵인가,
생로병사에서 生자를 제외한 老病死인가?

老病死
늙고 병들고 죽는다.

이 세상에 부모님 몸을 빌어 태어난 것은 하늘의 뜻이지만
늙어가는 것. 병드는 거. 그리고 죽는 것은 누구의 뜻인가?
모든 것을 하늘의 뜻으로 돌리겠는가.

죽고 사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쳐도
정신의 힘으로 견딜 수 있는 것은 참고 이겨내야 한다.
물론 무한정 그리 할 수는 없지만
참을 수 있을 만큼, 견딜 수 있을 만큼은 참고 견뎌야
그게 하늘의 뜻 아니겠는가?

주위에 병들어 고통받는 이들이 너무나 많다.
그들의 고통을  옆에서 지켜보는 것도 고통이다.
뒤돌아 한숨도 쉬고, 원망도 하고, 때론 눈물도 흘리지만
그게 아픈 당사자들에게 무슨 도움이 되랴!

내일 추석
조상께 차례도 못 지낸다.
이게 벌써 몇 년째인가?
조상님들도 이젠 아예 기다리지도 않으실 듯.
명절이 차라리 없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

老病死.
누구나 겪는 인생의 길.

백발이 성성한 노땅이
이제 앞에 다가올 건 病과 死 뿐.
무엇을 더 기대하겠냐 마는
그래도 내 손으로 밥술 뜰 때까지는 희망을 가지고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빤디따 스님이 말했다.
스스로의 힘으로 이 글을 보는 그대나
글을 적는 나나
아직은 노병사(老病死)의 괴로움에 시달리고 있지 않다.

노병사(老病死)의 거친 파도에 닿지 않은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해야 하고

군가에게 밝은 희망이어야 한다.

나도 늙고 병들고 모든 것을 잃는 죽음에 닿을 것이다.
가까운 미래에 늙음과 병듦에 신음할 수도 있다.
이는 그대나 내가 맞이하게 될 운명이다.

덫이었다.
애착하고 집착했던 스스로가 던져 놓은 올가미였다.
헤아릴 수 없을 생(生)을 거듭하며
이 생(生)에서 결박을 보았다.

 

 

◆ 율원 스님은 2010년 한국을 떠나 미얀마에서 새로 계를 받고

빤디따라는 이름의 미얀마 승려가 됐다.

미얀마 서쪽 라카인주에 살고 있는 우 빤디따 스님은 1982년 마하시 스님 입적 후

세계적인 수행센터인 마하시수행센터의 제2대 원장을 지냈으며,

1990년에는 빤디따라마 위빠사나 명상센터의 원장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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