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누이
나는 찢어지게 가난한 집안 5남매 중 둘째 딸.
어려서 집을 나와 세 살이나 어린 잡놈과 같이 살았다.
그놈에게 갖은 괄시와 심한 폭력에 시달리면서
온갖 잡일을 하며 시장 바닥에서 잠을 자곤 하던 어느 날
어떻게 알았는지 셋째 오빠가 찾아왔다.
산꼭대기 판잣집에 오빠를 모시고 가니
술 취한 남편이 오빠에게 시비를 건다.
그러면서 처음 만났으니 술이나 한잔 하자며 술을 마시는데
취해갈수록 점점 그의 못된 기질이 되살아나
나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그 꼴을 참지 못한 오빠가 그를 데리고 나가더니
정릉천 바닥에 깔아 눕혀 거의 죽을 지경에 이르도록 두들겨 팼다.
오빠가 내 몸, 특히 유방이 짓이겨질 정도의 심한 상처를 보고 더
이상 참지 못한 것이었다.
그놈에게 겨우 3백만 원의 위자료를 받고 헤어졌다.
나는 그 돈으로 주위에 진 빚을 정리하고
택시를 대절하여 그동안 못 가본 친척 집들을 돌아다녔다.
3일째 되던 날.
나는 또 다른 운명으로 그 택시운전사와 같이 살게 되었다.
그리고....
그 후 나의 소식을 들은 이는 아무도 없다.
또 다른 놈에게 몸을 맡겼다는 소문도 있고,
죽었다는 소문도 있고....
50년 전의 일이다.
그녀의 셋째 오빠가 술 취해 떠든 이야기를 옮긴 글이다.
슬픈 애사다. 들으면서 그 광경 눈에 밟히는 것 같다.
당시의 일을, 물론 술의 힘을 빌어 떠들고 있지만 너무 가슴이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