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억새와 갈대

甘冥堂 2025. 11. 29. 20:07



억새를 갈대와 혼동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데,
꽃의 색깔이 흰색에 가까우면 억새, 키가 큰 편이고 꽃의 색깔이 갈색에 가까우면 갈대로 구분한다.
그리고 가운데 잎맥에 하얀 선이 두드러지면 억새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억새




전해지는 이야기
다정한 친구 사이인 억새와 달뿌리풀과 갈대가 더 살기 좋은 곳을 찾아서 길을 떠났다.
긴 팔로 춤을 추며 가다 보니 어느덧 산마루에 도달하게 되었다.

바람이 심하게 불어서 갈대와 달뿌리풀은 서있기가 힘들었지만
잎이 뿌리 쪽에 나있는 억새는 견딜만 했다.

‘와, 시원하고 경치가 좋네, 사방이 한눈에 보이는 것이 참 좋아, 난 여기서 살래’ 억새의 말에
갈대와 달뿌리풀은 ‘난 추워서 산 위는 싫어, 더 낮은 곳으로 갈래’ 하고 억새와 헤어져서 산 아래로 내려갔다.

이들은 내려가다가 개울을 만났다.
마침 둥실 떠오른 달이 물에 비치는 모습에 반한 달뿌리풀이 말했다.
‘난 여기가 좋아, 여기서 달그림자를 보면서 살 꺼야.’
달뿌리풀은 그곳에 뿌리를 내렸다.

갈대



갈대가 개울가를 둘러보니 둘이 살기엔 너무 좁았다.
그래서 달뿌리풀과 작별하고 더 아래쪽으로 걸어갔는데 앞이 그만 바다로 막혀버렸다.
갈대는 더 이상 갈 수가 없어서 바다가 보이는 강가에 자리를 잡고 살게 되었다.

꽃은 갈꽃, 혹은 노화(蘆花)라고 하는데, 우리의 고전문학에서는 시조의 소재로 특히 많이 등장했다.
시조에 등장한 갈꽃은 주로 갈매기[白鷗]와 짝이 되어서 나타나는데,
이 둘이 어울림으로써 훨씬 더 한가롭고 평화스러운 자연풍경을 연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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