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무계획인지 못 계획인지

甘冥堂 2025. 12. 1. 12:24

孤旅(고려). 외로운 나그네.

자칭 고독한 여행자라 해놓고
여행계획 하나 제대로 세우지 않는다.
아니 못한다.
핑계 없는 무덤 없다지만
가려고 해도 떠날 수가 없다.

답답하고 한심하다.
몸은 점점 시들어
팔다리는 어린애들보다 가늘고
힘도 없어 계단도 잘 못 오르고
게다가 시도 때도 없이 어지러워
정신이 하나도 없는데
그 좋아하는 여행도 떠날 수 없으니
이를 어디다 하소 할까?

한겨울
따뜻한 동남아에서 한 달 살기,
제주 올레길이라도 한 바퀴 돌까.
하다못해 가까운 일본이라도 가볼까.
생각은 굴뚝같지만 떠날 수가 없다.

모든 걸 다 버리고 가려고도 했지만
그건 남자가 할 짓이 아니다.

어쩔 수 없다.
기다려야지.
모든 게 안정될 때까지.

孤旅處士(고려처사)는 오늘도
꿈만 꾼다.


'세상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忘年  (0) 2025.12.03
피그말리온 효과  (0) 2025.12.02
지는 장미  (0) 2025.12.01
11월의 마지막 밤을 1  (0) 2025.11.30
억새와 갈대  (0) 2025.1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