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감은 이름이 많다

甘冥堂 2026. 1. 14. 21:17


감은 이름이 많다.
덜 익어 떫은 감은 땡감이고,
나무에게 발갛게 익은 것은 홍시(紅枾),
덜 익은 것을 따서 익힌 연시(軟枾),
땡감을 삭혀서 먹는 침시(沈枾),
껍질을 깎아서 말린 건시(乾枾)인 곶감,
그밖에 껍질을 얇게 썰어서 말려서 그대로 먹거나 떡에 넣어서 먹는 등 다양하다.

냉장고가 없으니 딴 감은 커다란 바구니에 두었다가 먹었다.
감은 이가 없는 노인도 먹을 수 있으니 감나무는 노인목이기도 하다.


잘 익은 감을 두 쪽으로 가르면 다시 포개도 자른 흔적을 찾을 수 없을 만큼 똑같다.
이것을 '감쪽같다'라고 한다.
어릴 때 주전자를 들고 아버지 술 심부름을 하면서 막걸리 한 모금씩 맛보았는데,
감쪽같다고 생각하며 그랬던 짓이었다.

감이 있는 속담을 살펴보면,
'우선 먹기는 곶감이 달다'라는 말은 나중에야 어떻든 우선 취하는 걸 말하고,
' 곶감 빼먹듯 한다'는 말은 수입 없이 재산이나 돈을 쓰기만 하는 것을 안타깝게 여기는 말이다.
'감나무 밑에 누워 홍시 떨어지기를 기다린다'는 말은 아무 노력도 없이 거저먹으려는 행동을 이른다.

그러고 보니 물렁물렁 하니 만만하게 쓰던 감이었다.
그러니 ' 남의 잔치에 감 놓아라 배 놓아라' 하며 쓸데없이 참견하여 잔소리를 하고,
' 못 먹는 감 찔러나 본다'라고 자기가 가지지 못한다고 남이 갖지 못하도록 뒤틀린 마음에도 감이 등장한다.
그래도 만만하게 볼 것이 아니다.
'홍시 먹다가 이 빠진다'라고 방심하는 데서 실수를 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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