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雪中香

甘冥堂 2026. 1. 19. 09:31

눈 속의 향기

​찬 바람이 창틀을 흔들고
만물이 숨을 죽인 깊은 겨울
​누구도 가리키지 않는 외진 구석
붓 끝으로 빚은 듯 푸른 잎사귀
서릿발을 딛고 가만히 일어섭니다.


​얼어붙은 대지 위로
기어이 꽃대 하나 밀어 올리니
그 끝에 맺힌 연둣빛 숨결은
차가운 공기를 녹이는 고요한 외침입니다.


​화려한 색도, 요란한 몸짓도 없으나
바람 타고 흐르는 매운 향기에
잊었던 봄의 약속을 다시 읽습니다.


​세상이 시리도록 하얗게 변해도
제 안의 푸름을 꺾지 않는 이여,
그대의 절개는 눈 속에 핀 달빛인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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