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 그리고 늦깍기 공부

正氣歌 / 文天祥

甘冥堂 2026. 1. 25. 18:02

正氣歌 / 남송의 충신 문천상(文天祥)

 

天地有正氣 雜然賦流形 하늘과 땅에는 바른 기운이 있어, 뒤섞여서 만물의 형체를 이룬다.

下則爲河嶽 上則爲日星 아래로는 강과 산이 되고, 위로는 해와 별이 된다.

於人曰浩然 沛乎塞蒼冥 사람에게 있어서는 이를 호연지기라 하니,

그 기운은 넘쳐흘러 하늘과 땅을 가득 채운다.

皇路當淸夷 含和吐明庭 임금의 길이 맑고 평탄할 때는, 온화함을 머금고 밝음을 토해낸다.

時窮節乃見 一一垂丹靑 세상이 어지러울 때는 절개가 드러나니,

하나하나가 역사에 붉은 글씨로 기록된다.

在齊太史簡 在晉董狐筆 제나라의 태사 간()에게 있었고, 진나라의 동호(董狐)의 붓에도 있었으며,

在秦張良椎 在漢蘇武節 진나라의 장량의 쇠망치에도 있었고, 한나라의 소무의 절개에도 있었다.

爲嚴將軍頭 爲嵇侍中血 엄 장군의 잘린 머리에도, 계씨 중서령의 피에도,

爲張睢陽齒 爲顏常山舌 장수양의 부러진 이에도, 안상산의 잘린 혀에도 있었다.

或爲出師表 鬼神泣壯烈 혹은 출사표가 되어, 귀신도 그 장렬함에 울었고,

或爲渡江楫 慷慨呑胡羯 혹은 강을 건너는 노가 되어, 오랑캐를 삼키려는 비장함을 드러냈다.

或爲擊賊笏 血濺冕旒裂 혹은 적을 치는 홀()이 되어, 피가 튀어 면류관이 찢어졌고,

或爲捨生去 若鶴乘晨風 혹은 목숨을 버리고 떠나는 이가 되어, 학이 새벽바람을 타고 나는 듯하였다.

或爲渡海人 碧波動煙雪 혹은 바다를 건너는 사람이 되어, 푸른 물결에 연기와 눈이 일렁였다.

或爲嶽上石 磊落凌霄漢 혹은 산 위의 바위가 되어, 우뚝 솟아 하늘을 찔렀고,

或爲鼎中炭 鬱鬱死灰熱 혹은 솥 안의 숯이 되어, 죽은 재 속에서도 열기를 품었다.

或爲萬古霜 凝立天地節 혹은 만고의 서리가 되어, 굳건히 서서 천지의 절개를 드러냈다.

是氣所磅礴 凜烈萬古存 이 기운이 퍼져 있는 곳에는, 엄숙하고 굳센 기상이 만고에 남는다.

當其貫日月 生死安足論 그 기운이 해와 달을 꿰뚫을 때는, 삶과 죽음조차 논할 바가 아니다.

地維賴以立 天柱賴以尊 땅의 기둥은 이 기운으로 버티고, 하늘의 기둥은 이 기운으로 높아진다.

三綱實繋命 道義爲之根 삼강오륜은 이 기운에 생명을 걸고, 도리와 정의는 이 기운을 뿌리로 삼는다.

嗟予遘陽九 隸也實不力 아아, 나는 양구(陽九)의 재앙을 만나 포로가 되었으니,

이는 내 힘이 부족한 탓이다.

楚囚纓其冠 送子徒曳屣 초나라 죄인이 되어 갓을 끈으로 묶이고, 자식을 보내며 신발을 끌고 나간다.

出門無所見 白骨蔽平原 문을 나서도 보이는 것이 없고, 백골이 벌판을 덮고 있다.

如彼翰林鳥 高飛恥下棲 나는 마치 숲 속의 새처럼, 높이 날아 낮은 곳에 깃들기를 부끄러워하고,

又如垤上蟻 偉績固難羈 또 개미처럼 작은 존재이지만, 큰 뜻은 쉽게 얽매이지 않는다.

悠悠我心悲 蒼天曷有極 내 마음은 아득히 슬프고, 푸른 하늘은 끝이 없는 듯하다.

哲人日已遠 曷不有後生 지혜로운 이는 날로 멀어지니, 어찌 후세에 그와 같은 이가 없단 말인가.

嗚呼賢聖之道 實惟難名言 아아, 성현의 도는 참으로 말로 다하기 어렵도다.

講之不足思 想之有餘愧 말로 설명해도 생각에 미치지 못하고, 생각해보면 부끄러움만 남는다.

如彼行路人 善賈而沽名 길 가는 장사꾼처럼 이익을 좇아 이름을 팔지 않겠다.

人亦有言 曰靜以修身 사람들이 이르기를, ‘고요함으로 몸을 닦고,

儉以養德 非淡泊無以明志 검소함으로 덕을 기른다하였으니, 담박하지 않으면 뜻을 밝힐 수 없고,

非寧靜無以致遠 고요하지 않으면 멀리 나아갈 수 없다.

蓋自其變者而觀之 변하는 것에서 보면

則天地曾不能以一瞬 천지도 한순간도 머무르지 않으며,

自其不變者而觀之 변하지 않는 것에서 보면

則物與我皆無盡也 만물과 나는 다함이 없다.

嗚呼以至誠爲道者 아아, 지극한 정성으로 도를 따르는 자는

其斯而已矣 이와 같을 뿐이다.

 

 

 

남송 말기, 문천상(文天祥), 정기가(正氣歌)

배경과 의도: 원나라의 침략에 맞서 싸우다 포로가 된 문천상이 감옥에서 지은

이 시는 단순한 충절의 노래를 넘어, 우주적 질서와 인간의 도리를 연결하며,

정신적 기개와 도덕적 이상을 추구하는 유학의 정수를 보여준다.

 

그는 죽음을 앞두고도 절개를 지키며, 하늘과 땅의 정의로운 기운을 기르고

성현을 본받겠다는 충절과 기개를 드러내고 있다.

문천상의 절개와 철학이 고스란히 담긴 이 시는 오늘날까지도 많은 이들에게

감동과 교훈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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