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采蓮曲 / 許蘭雪軒

秋淨長湖碧玉流 (추정장호벽옥류)  가을의 긴 湖水에 玉 같은 물 흐르는데荷花深處係蘭舟 (하화심처계난주 )  蓮꽃 깊은 곳에 木蘭배를 매어뒀지.逢郞隔水投蓮子 (봉랑격수투연자)  임을 만나 물 건너로 蓮밥을 던지다가遙被人知半日羞 (요피인지반일수)  남의 눈에 띄었을까 半나절 無顔했네.許蘭雪軒(1563~1589)의 이란 作品이다.푸른 하늘처럼 아스라이 펼쳐진 파란 江물 위로 배를 띄웠다.碧玉 같은 가을 江물. 하늘과 물이 어우러져 시릴 듯 푸르다.아가씨는 남의 눈에 잘 띄지 않게  타고 온 木蘭배를 茂盛한 蓮꽃 속에 가만히 매어두고 만나기로 한 임을 기다렸다. 이윽고 방죽 위로 임의 모습이 어른거린다. 임은 내가 蓮꽃 속에 숨어 지켜보고 있는 줄도 모른채 四方을 두리번댄다. 그가 하는 양을 숨어 지켜보다가,안..

大寒吟 / (宋) 邵康節

大寒吟 / (宋) 邵康節舊雪未及消 (구설미급소) 묵은 눈이 아직 녹지 않았는데新雪又擁戶 (신설우옹호) 새로 온 눈이 다시 사립문을 막아버렸네.階前凍銀床 (계전동은상) 섬돌 앞에는 얼어붙은 은빛 평상이 있고檐頭冰鍾乳 (첨두빙종유) 처마 끝에는 얼음 종유석이 매달렸네.清日無光輝 (청일무광휘) 맑은 해는 추위에 빛을 잃었고烈風正號怒 (열풍정호노) 매서운 바람이 마침 성난 듯 불고 있네.人口各有舌 (인구각유설) 사람 입마다 각각 혀가 있지만言語不能吐 (언어불능토) (추위에 입이 얼어) 말을 내뱉지 못하네.  25.1.20. 오늘은 24절기 중 마지막 절기, 바로 대한(大寒)이다.다음 절기가 을사년 입춘(立春)이니이제 갑진년 겨울의 끝자락에 서있다.시국이 어수선 해 더 춥게 느껴지는 겨울,산천초목이, 그리고 배곪..

氷肌玉骨

빙기옥골(氷肌玉骨) - 살결이 곱고 깨끗한 미인, 곱고 깨끗한 매화얼음같이 흰 살결(氷肌)과 옥 같은 골격의 풍채를 지녔다(玉骨)는 이 말은 두 가지 뜻이 있다. 피부가 더없이 고운 미인을 가리키거나 수많은 시인묵객들이 노래한 꽃, 梅花(매화)를 묘사한 데서 나왔다. 매화는 梅蘭菊竹(매난국죽)의 四君子(사군자) 중에서도 첫 손에 꼽히고,소나무, 대나무와 함께 三淸(삼청)이나歲寒三友(세한삼우)로 불릴 정도로 선비들의 숭상을 받았다. 養花小錄(양화소록)과 함께 조선의 2대 원예서로 꼽히는 花菴隨錄(화암수록)에도 물론 1등급에 올라 있다. 꽃과 여인, 이 두 가지를 한꺼번에 노래한 것이 많은 것도 매화의 청초한 자태와 은은한 향기가 미인을 연상했기 때문이다.먼저 미인을 나타낸 시를 두 편만 보자. 시와 술, ..

浣溪沙 / 蘇軾

당나라 교방곡 사(詞)의 악곡 완계사(浣溪沙), 시냇물에 시름을 씻다.   ​細雨斜風作曉寒 (세우사풍작효한) 보슬비 바람에 날려 새벽은 싸늘하고淡煙疏柳媚晴灘 (담연소류미청탄) 성긴 버들에 옅은 안개 어여뻐라! 맑은 여울入淮清洛漸漫漫 (입회청락점만만) 맑은 낙수 회수 만나 넘실넘실雪沫乳花浮午盞 (설말유화부오잔) 우유빛 거품 인 한낮의 차 한잔蓼茸蒿筍試春盤 (요이호순시춘반) 봄나물 한 접시 곁들이면人間有味是清歡 (인간유미시청환) 잔잔한 기쁨! 이게 사람사는 맛이지.   [출처] 浣溪沙 細雨斜風.    ○ 기록에 따르면, 소동파의 일생에 세 여인이 등장하는데 첫 번째 부인 왕불(王弗)은 결혼 11년 만에 27살 젊은 나이에 병으로 세상을 떴고, 왕불의 사촌동생으로 두 번째 부인이 된 왕윤지(王閏之)도 46..

입춘방

立春大吉 建陽多慶 입춘대길 건양다경國泰民安 家給人足 국태민안 가급인족 雨順風調 時和年豊 우순풍조 시화풍년堯之日月 舜之乾坤 요지일월 순지건곤壽如山 富如海 수여산 부여해  父母千年壽 子孫萬代寧 부모천년수 자손만대녕 天下泰平春 四方無一事 천하태평춘 사방무일사天上近三陽 人間五福來 천상근삼양 인간오복래鳳鳴南山月 麟遊北岳風 봉명남산월 인유북악풍掃地黃金出 開門萬福來 소지황금출 개문만복래  春到門前增富貴 춘도문전증부귀春光先到古人家 춘광선도고인가一家和氣滿門楯 일가화기만문순人情富貴如將得 인정부귀여장득玉洞桃花萬樹春 옥동도화만수춘  開門萬福來 閉門三災消 개문만복래 폐문삼재소 四海太平春 사해태평춘年豊人樂 년풍인락陽春布德澤 양춘포덕택春運五色開 춘운오색개 瑞氣集門 서기집문和氣集門 화기집문  堯之日月 舜之乾坤 요지일월 순지건곤壽如山..

학철부어(涸轍鮒魚)

수레바퀴 자국에 괸 물에 있는 붕어라는 뜻으로, 매우 위급한 경우에 처한 사람을 이르는 말.중국 전국시대 송나라의 사상가 장자(莊子)가 생활이 궁핍해지자 위나라 군주 감하후(위문후)를 찾아가경제적인 도움을 요청했습니다.그러자 감하후는 '얼마 후 봉토에서 수확물이 올라오면 금 삼백을 빌려주겠소'라고 했습니다.당장 생활이 급한 처지의 장자가 굳은 표정으로 말했습니다.어제 길을 가는데 누가 다급한 목소리로저를 부르기에 주위를 살펴보니 수레바퀴가 지나가 움푹 팬 자리에빗물이 고여서 생긴 아주 작은 웅덩이에붕어 한 마리가 있었습니다.그 붕어가 자기 신세가 다급하니 물 한 바가지만 떠 달라고 통사정하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이 안쓰러워 붕어에게 며칠만 기다리면 내가 강물을 끌어다 주겠다고 말했습니다.그러자 붕어가 크..

커피를 맛있게 해주는 책의 효능

나는 어려서부터 우유가 맞지 않았다. 마시기만 하면 배탈이 나는 통에 학교에서 나눠주는 우유도 못 먹었다. 그랬던 내가 카페라테를 마시기 시작한 것은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를 읽고 난 후부터였다. 노인 산티아고가 바다에 나가 큰 물고기와 전쟁을 치른 후 상처투성이로 돌아왔을 때, 소년 마놀린이 노인에게 가져다준 그 커피. 지쳐 쓰러진 노인의 피투성이 손을 잡고 울음을 터뜨리며 우유와 설탕 듬뿍 넣은 커피를 들고 달려가는 소년의 마음. 마지막 책장을 덮은 후에도, 그 부드러운 커피 맛이 내 입안에 진하게 감돌았다. 바다 위에서 홀로 사투를 벌이던 노인은 이미 나였으므로, 따끈한 그 커피도 내 것이었다. 그렇게 나는 카페라테를 마실 때마다 산티아고가 되었고, 유당불내증이 의심되던 체질 역시 어느샌가 바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