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鍼筒(침통) 하나 허리에 차고

甘冥堂 2016. 11. 16. 04:30

황두침이라는 게 있다1.

효과는 좋은데 나는 잘 쓰지 않는다. 너무 굵고 아프기 때문이다.

이 침을 잘 놓는 분이 있다.

오랫만에 만나 이런저런 대화를 나눈다.

얼마전 월남에서 돌아왔다고.


이 분은 침술로 해외 선교활동을 하는 목사다.

금년에만 벌써 러시아에서 두 달, 월남에서 두 달간 봉사활동을 하고 왔다.

나이 칠십이 넘었어도 아직도 건강하고 활발하게 선교활동을 하고 다니는 분이다.


태국에 두 달간 머물 것이라는 내 얘기를 듣고는 바로 제안한다.

내년 3월 캄보디아에 의료 봉사 같이 가자고.


캄보디아에서 두 달, 월남에서 두 달. 러시아에서 두 달...

두 달은 외국에서 봉사활동하고 한 달간 귀국했다가, 또 두 달은 해외 봉사.... 이렇게 하자는 것이다.

항공편은 제공할 수 없어도, 숙식은 제공한다면서.


"난 실력도 없고, 게다가 황두침은 경험도 없고..."

사실 좀 망설여지기도 한다.

"무슨 소리? 내가 이미 알고 있는데...

그리고 황두침은 내가 시술하는 걸 사나흘 눈여겨보면 바로 할 수 있는 거야"


해외생활이라는 게.

오후 두세 시쯤 일을 끝내고 나면, 무료하기 이를 데 없다.

근처에 돌아다니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그렇다고 멀리 여행 다닐 형편도 안 되고...

삼시 세끼 혼밥도 막연하고...

그래서 동료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홀로 하는 생활. 충분히 이해한다. 해보지 않은 사람은 그 마음 잘 모른다.


나이들어 할 수 있는 일은 봉사뿐이라고

말로는 그럴 듯 설명해도

내 자신은 썩 나서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침술을 배우던 시절. 당시의 꿈이

鍼筒 하나 허리에 차고 해외 유람하는 것이었는데

막상 눈앞에 두고도 망설여 지다니...



  1. 황두침은 침병이 금색도금이 되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침 굵기가 굵으며 태침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침 굵기 5mm) 소독해서 써야합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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