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4. 淸平樂
明 楊基
欺煙困雨 (기연곤우) 처량하고 흐릿한 안개 비 내리는데
拂拂愁千縷 (불불수천루) 근심은 천 가지 가닥 되어 솔솔 불어오네.
曾把腰枝羞舞女 (증파요지수무녀) 일찍이 가는 허리는 무녀를 부끄럽게 하고
贏得輕盈如許 (영득경영여허) 나긋나긋한 것으로 갈채를 받은 것이 이와 같았다.
猶寒未暖時光 (유한미난시광) 여전히 차갑고 아직 따뜻하지 않은 때에
將昏漸曉池塘 (장혼점효지당) 황혼은 점점 동틀 녘 연못과 같다.
記取春來楊柳 (기취춘래양류) 이른 봄의 버드나무를 기억하여
風流全在輕黃 (풍류전재경황) 풍과 운자를 담황색 어린 싹에 모두 내 보였다.
注釋
如許: 如此. 風流: 風韵, 풍류와 운치
譯文
처량하고 흐릿한 안개비 속에,
고개 숙인 버들가지는 천 가닥 근심을 방불케 한다.
매우 가는 버들가지는 일찍이 무녀로 하여금
스스로 남보다 못하다고 여겨 부끄러워하게 하였으니,
그것은 나긋나긋하고 사람을 미혹시키는 자태 때문이다.
갑자기 따뜻하다 추워지는 계절에,
황혼은 혹 동틀 녘의 연못가 같은데,
그 이른 봄의 버들가지를 기억하여,
사람을 감동시키는 풍과 운을 담황색 어린잎에 모두 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