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2.小重山
宋 章良能
柳暗花明春事深(유람화명춘사심) 버들 숲 우거지고 꽃은 밝아 봄이 깊은데
小闌紅芍藥(소난홍작약) 조그만 난간의 붉은 작약도
已抽簪(이추잠) 이미 비녀(봉오리)를 뽑아냈구나.
雨餘風軟碎鳴禽(우여풍연쇄명금) 넉넉한 비 부드러운 바람에 새 소리를 흩어지고
遲遲日(지지일) 해는 길어지는데
猶帶一分陰(유대일분음) 그래도 약간은 흐렸구나.
往事莫沉吟(왕사막침음) 지난일 깊게 읊조리지 마라.
身閑時序好(신한시서호) 몸 한가하고 좋은 때 기다려
且登臨(차등림) 산과 물가를 찾는다.
舊遊無處不堪尋(구유무처불감심) 예전 놀던 곳은 다 찾을 수 있건만
無尋處(무심처) 찾을 수 없는 곳은
惟有少年心(유유소년심) 다만 소년시절 마음이로다.
注釋
柳暗花明: 이상은의 <夕陽樓> 시에: “花明柳暗繞天愁”
風軟碎鳴禽: 만당 杜筍鶴의 <春宮怨>시에 :“風暖鳥聲碎, 日高花影重”
譯文
버드나무 빛깔이 검어지고, 꽃 그림자 밝고 아름다워, 봄 경치가 정말 아름다운데,
조그만 난간 안에 사랑스런 붉은 작약도, 이미 꽃봉오리를 맺었다.
비 내린 후 온화한 바람 부드러우니, 새 울음소리 작게 부서진다.
비로소 갠 태양이 천천히 구름층을 뚫고나오는데, 하늘은 아직도 조금 흐렸다.
과거의 일을, 탄식하며 애석해 할 필요 없이,
지금 여유 있고 한가한, 좋은 때를 틈타 물가에 가거나 등산을 하네.
옛날 노닐던 발자취, 곳곳에서 찾을 수 있지만,
오직 찾을 방법이 없는 것은,
소년시절의 아무 근심 걱정 없었던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