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9.鷓鴣天
宋 周紫芝
一點殘紅欲盡時 (일점잔홍욕진시) 한 점 등잔불 꺼지려고 하는데
乍涼秋氣滿屏幃 (사량추기만병위) 갑자기 싸늘한 가을기운이 방안에 가득하네。
梧桐葉上三更雨 (오동엽상삼경우) 오동잎엔 한밤중 비 오는데
葉葉聲聲是別離 (엽엽성성시별리) 잎사귀마다 나는 소리 이별의 슬픔일세.
調寶瑟 (조보슬) 거문고 희롱하며
撥金猊 (발금예) 사자머리 향로에 침향을 넣으며
那時同唱鷓鴣詞 (나시동창자고사) 함께 <자고사>를 불렀지.
如今風雨西樓夜 (여금풍우서루야) 지금 비바람 부는 서쪽 누각의 밤
不聽清歌也淚垂 (불청청가야루수) 맑고 슬픈 노래 들리지 않아도 눈물이 흐르네.
注釋
殘紅: 장차 꺼지려는 등불을 가리킨다. 金猊: 사자형상의 향로. 猊: 사자 예
譯文
나는 홀로 꺼져가는 등잔불을 지키는데, 등불은 이미 빠르게 타 없어지고.
하늘은 갑자기 싸늘하니, 가을 기운이 비단휘장과 은병풍에 가득하다.
삼경에 내리는 비는 오동나무를 적시고,
잎사귀마다, 소리마다 모두가 이별의 슬픈 소리로다.
그때, 나와 그녀 서로 거문고를 희롱하며,
화로의 침수향을 쑤석이며,
<자고가>를 함께 불렀으니, 일찍이 많은 즐거움이었지.
지금. 고적하게 이 서쪽 누각을 지키며, 이 비바람 처량한 어두운 밤을 맞으니,
구성진 노래 들리지 않아도 흐르는 눈물 그치기 어렵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