宋詩 100

明妃曲 二首

甘冥堂 2018. 3. 20. 18:28

032.明妃曲二首

王安石

 

其一

明妃初出漢宮時(명비초출한궁시) 명비가 처음 한나라 궁을 나설 때

淚濕春風鬢脚垂(누습춘풍빈각수) 봄바람에 눈물이 귀밑머리에 떨어졌네.

低徊顧影無顔色(저회구영무안색) 안색 없이 낮게 머뭇머뭇 그림자 돌아보는데

尙得君王不自持(상득군왕부자지) 군왕도 오히려 스스로를 믿지 못하였다.

歸來卻怪丹靑手(귀래각괴단청수) 돌아와 화공을 물리쳤지만

入眼平生几曾有(입안평생기증유) 평생 눈에 들었던 적 몇 번이었나.

意態由來畫不成(의태유래화불성) 마음의 상태로 인한 것 그려낼 수 없었으니

當時枉殺毛延壽(당시왕살모연수) 당시에 모연수만 헛되이 죽였지.

一去心知更不歸(일거심지경불귀) 한번 떠나면 돌아오지 못할 걸 마음으로 알아

可憐著盡漢宮衣(가련저진항궁의) 가련하다 한나라의 옷이 헤지도록 입었네.

寄聲欲問塞南事(기성욕간새남사) 전하는 사람에게 요새 남쪽의 일 묻고 싶었으나

只有年年鴻雁飛(지유년년홍안비) 단지 해마다 기러기만 날아갈 뿐이었네.

家人萬里傳消息(가인만리전소식) 만 리 밖 집안 소식 전해오는데

好在氈城莫相憶(호재전성막상억) 전성에서 잘 지내니 걱정말라하네.

君不見(군불견) 그대 보지 못하였는가

咫尺長門閉阿嬌(지척장문폐아교) 아교가 지척에 있는 장문궁에 갇혀 있는 것을.

人生失意無南北(인생실의무남북) 인생살이 失意하니 남과 북이 따로 없구나.

    

 

其二

明妃初嫁與胡兒(명비초가여호아) 명비 처음 오랑캐에게 시집 갈 때

氈車百輛皆胡姬(전거백량개호희) 큰 수레 백량에 모두 오랑캐 여인들.

含情欲語獨無處(함정욕어독무처) 정을 머금어 말하고 싶어도 말할 곳 없어

傳與琵琶心自知(전여비파심자지) 비파를 통하여 마음을 스스로 알렸다.

黃金杆撥春風手(황금간발춘풍수) 황금으로 만든 막대, 춘풍 같은 손으로

彈看飛鴻勸胡酒(탄간비홍권호주) 기러기 보고 악기 타며 오랑캐에게 술을 권 한다.

漢宮侍女暗垂淚(한궁시녀암수루) 한나라 시녀들 몰래 눈물 흘리니

沙上行人卻回首(사상행인욕회수) 사막 위 행인들도 고개를 돌린다.

漢恩自淺胡恩深(한의자천호의심) 한나라 은혜 얕고 오랑캐 은혜 깊은데

人生樂在相知心(인생낙재상지심) 인생의 낙은 서로 알아주는 마음에 있다네.

可憐靑塚已蕪沒(가련청총이무몰) 가련하다 청총은 이미 잡초에 묻혀버리고

尙有哀弦留至今(상유애현유지금) 여전히 슬픈 비파소리만 지금까지 남아있네.

 

 

註釋

氈城: 전성. 延安에 있는 祭天壇

寄聲(기성): 중간에 사람을 넣어 말을 전하는 것을 가리킨다

丹靑手: 화공(畵工). 뒤에 나오는 毛延壽.

相憶 : 서로 생각함. 그리워함.

阿嬌: 무제가 어렸을 때 어린 궁녀인 아교를 보고, 만일 아교에게 장가들면 금옥(金屋)을 짓고 그 속에 넣어 두겠다고 했음.

<한무고사漢武故事> 이상은(李商隱)의 시에 金屋粧成貯阿嬌(금옥장성저아교)...

氈車(전거): 모직물로 짠 담요로 포장을 친 큰 수레. 유목민의 수레를 가리키며, 여기서는 흉노의 수레

杆撥: 간발. 비파를 연주하는 기구.

蕪沒(무몰): 잡초가 우거져 덮임.

 

靑塚:왕소군의 무덤. 몽골어로는 '터무얼우후얼[特木爾烏琥爾]'이라 하며, 뜻은 '조금씩 쌓다'이다.

왕소군(王昭君)은 한나라 원제의 후궁으로 들어갔으나,

흉노와의 화친정책에 따라 원제의 명으로 흉노의 호한야 선우(呼韓邪單于)에 시집 보내졌다.

()는 복두(覆斗)형식이고, 규모가 크다.

공원묘지 내에는 문물전시실이 있고, 후원(后院)의 긴 복도 벽에는 청()나라와 관련된 자오쥔무[昭君墓]의 조각 패를 전시해 놓았다.

옛날에는 무덤 위의 향초가 푸르다 하여 '칭쫑[靑塚]'이라 불리기도 했으며

 ()나라 때엔 이백(李百), 두보(杜甫)의 시 등 문학작품에서 등장하기도 했다

 

 

王安石 (1021~ 1086)

송대의 정치가이자 이름난 개혁가인 왕안석은 자가 개보(介甫), 호가 반산(半山)에 무주 임천(지금의 강서성 무주) 사람이다.

어린 시절부터 책읽기를 좋아했던 왕안석은 무엇이든 한 번 보거나 읽은 것은 죽을 때까지 잊지 않았다고 한다.

그의 문장은 호방하고 날쌔 얼핏 보면 별 생각 없이 쓴 것 같지만 다 읽고 또 읽으면 아주 기묘하여 감탄을 금할 수 없다.

시는 맑고 고상하며 산문은 장작을 패듯 웅건하다. 정치 논설은 간결하면서 힘이 있다. '·8대가'의 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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