宋詩 100

臨安春雨初霽

甘冥堂 2018. 4. 9. 06:35

073.臨安春雨初霽

陸游

임안에 봄비가 막 개어

 

世味年來薄似紗 (세미년래박사사) 세상살이 해가 갈수록 박하기가 비단같이 얇은데

誰令騎馬客京華 (수령기마객경화) 누가 말 타고 객지 경성 땅으로 오게 했나.

小樓一夜聽春雨 (소루일야청춘우) 작은 누각에 한밤 봄비 내리는 소리 들리더니

深巷明朝賣杏花 (심항명보매행화) 깊은 골목에 아침이 밝자 살구꽃을 파네.


矮紙斜行閑作草 (왜지사행한작초) 작은 종이에 한가하게 초서나 휘갈기며

晴窗細乳戱分茶 (청창세유희분차) 비 갠 창문에서 장난삼아 차를 끓이네.

素衣莫起風塵嘆 (소의막기풍진탄) 벼슬 없다고 이 풍진세상 한탄하지 말자,

猶及淸明可到家 (유급청명가도가) 그래도 청명에 이르면 집에 갈 수 있으니.

 

 

註釋

臨安(임안): 중국 남송(南宋)의 서울. 지금의 항주(杭州), 12 세기 전반에 북송의 수도인 개봉이 금나라에 의해서 함락되고 나서

남송이 임안부를 두어 실질적인 수도가 되었다

初霽(초제): 막 개다. 비가 온 후 개임.

世味(세미): 세상맛. 사회의 인정.

京華(경화): 경성(京城)의 미칭. 임안(臨安)을 말한다.

深巷(심항): 깊숙이 박혀 있는 동네. 은 거리 ’.

矮纸(왜지): 종이쪽지. 小纸

斜行(사행): 되는대로 글씨를 쓰는 것.

(): 초서(草書)를 말한다.

細乳(세유): 차나 약초를 잘게 부수는 것.

分茶(분다): 차를 끓이다.

素衣(소의): 흰 옷. 여기서는 벼슬하지 않은 자기 자신을 말한다.

風塵歎(풍진탄): 객지에서의 여러 가지 어려움을 탄식함.

淸明(청명): 청명절. 24절기 중의 하나로 춘분 뒤 15일째 되는 날.

 

註解

이 시는 남송(南宋) 순희(淳熙) 13(1186) 육유(陸游)62세일 때 친구 주필대의 초청으로 임안에 왔다가

엄주사(巖州事)로 벼슬을 받고 고향을 거쳐서 임지로 가게 되어 있을 때 지은 시이다.

봄비가 개인 후 한가로운 하루를 보내며 고향으로 돌아가기를 기다리는 모습을 한적하게 표현하였다.

 

世味年來薄似紗 (세미년래박사사) 세상 맛은 근래에 얇은 비단처럼 얇아졌는데

誰令騎馬客京華 (수령기마객경화) 누가 말을 타고 객지 경성 땅으로 오게 했는가?

첫머리 두 구는 名句로 알려져 있다.

 

 

陸游 (1125~ 1210)

조주(越州) 산음(山阴) 사람으로 자는 무관(务观)이고, 호는 방옹(放翁)이다.

남송(南宋) 시대 때의 관리이자 사학자, 애국시인이다. ()나라 고종(高宗) 때 예부고시(礼部考试)에 참가하여 급제하였는데

진회(秦桧)에게 배척받아 벼슬길에서 제외되었다.

그의 시는 강서시파의 기풍을 따랐으나, 중년 남송에 와서는 나라를 걱정하는 열정으로 어떠한 격식에도 얽매이지 않는 분방한 시를 지었고 만년에는 다시 담담하고도 여유가 있고 매끄러운 시들을 썼다.

그의 시는 에게 빼앗긴 중원을 되찾으려는 정열로 모든 격식이나 습관을 돌보지 않던 중년의 것들이 대표한다.

작품이 14천여 수에 달하여 수량에 있어서는 고금을 통하여 제일이다.

저서로 검남시고(剑南诗稿), 위남문집(渭南文集), 남당서(南唐书)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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