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2《傷春》
陳與義
가슴 아픈 봄
廟堂無計可平戎 (묘당무계가평융) 조정에는 오랑캐 평정할 수 있는 계책 없고,
坐使甘泉照夕峰 (좌사감천조석봉) 앉아서 감천에서 저녁 봉화가 비추게 한다.
初怪上都聞戰馬 (최고상도문전마) 수도에서 전마 소리 처음엔 이상했는데,
豈知窮海看飛龍 (기지궁해간비룡) 먼 바다로 황제 도망가는 것 볼 줄 어찌 알았겠나?
孤臣霜髮三千丈 (고신상발삼천장) 외로운 신하 서리 같은 머리카락 삼천 장,
每歲煙花一萬重 (매세연화일만중) 매년 아름다운 꽃 (강산) 되찾지 못하고 있네.
稍喜長沙向延閣 (소희장사향연각) 다소 기쁜 것은 장사 땅에서 연각이
疲兵敢犯犬羊鋒 (피병감범경양봉) 피곤한 군사로 개와 양의 칼끝과 용감히 싸운다는 것일세.
註釋
甘泉照夕峰: 감천궁에서 저녁 봉화가 비치다. 한나라 문제 때 흉노의 군대가 쳐들어오자
감천과 장안에 몇 달 동안 봉화가 비쳤다 한다. 여기서는 금나라 군대가 쳐들어온 것을 비유하고 있다.
上都: 나라의 수도, 서울.
飛龍: 황제를 상징함. 역경 飛龍在天에서 나온 말.
霜髮: 이백의 <추포가>에 ‘白髮三千丈 緣愁似個長.’ 나랏일로 많은 시름이 있음을 뜻함.
煙花: 안개속의 꽃, 아름다운 것을 비유한다. 두보의<상춘> ‘關塞三千里 煙花一萬重’의 표현을 그대로 인용한 것이다.
이는 적병에게 짓밟히고도 아직도 수복 못한 고국을 생각하는 뜻을 담고 있는 것이다.
長沙向延閣(장사상연각): 상자인(向子諲). 그는 담주(지금의 장사)태수를 지냈고,
본시 直祕閣學士였기 때문에 한나라 방식으로 ‘연각’이라 한 것이다.
建炎3년(1129) 금나라 군대가 담주를 공격해 왔을 적에 상자인은 군대와 백성들을 거느리고 굳게 지키다가 결국은 패하였으나,
포위를 뚫고 탈출한 뒤 패잔병들을 다시 수습하여 계속 항전을 하였다.
犬羊鋒: 개와 양의 칼끝. 금나라 군대를 가리킨다.
註解
조정에는 오랑캐 군대 평정할 방책이란 없어
그대로 앉아 금나라 군사들 쳐들어오게 하고 있네.
처음에는 적의 기병들이 서울 가까이 온 것 이상하였는데
바다 저 멀리 황제가 도망가는 것 보게 될 줄이야 어이 알았으랴?
외로운 신하는 나라 걱정으로 흰머리만 길게 자랐고
여러 해가 가도록 아름다운 강산은 되찾지 못하고 있네.
다소 기쁜 것은 장사의 상자인(向子諲)이
지친 군사를 이끌고 용감히 오랑캐 군사들과 싸우고 있다는 소식일세.
(宋詩選: 金學主)